문화/생활

고2 박지현(가명) 양의 꿈은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학교를 그만뒀고, 꿈도 접었다.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으나, 어머니가 정신분열증세로 병원에 장기 입원하면서 급격히 가세가 기울었기 때문이다. 열한 살 때부터 앓아온 간질질환을 치료할 길도 없었다. 아버지와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박 양에게 희망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11월. 주위의 도움으로 관할구청 청소년쉼터를 찾은 박 양의 상황을 알게 된 교육부가 발벗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박 양의 질환 치료를 위해 고려대 구로병원에, 피아니스트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화여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박 양은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됐고, 이화여대에서 KB음악대학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박 양의 사연을 접한 이화여대 사범대 최경희 학장은 생활비를 후원하고 있다. 박 양은 지난해 8월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현재 KB음악대학을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학업중단 청소년의 학교복귀 지원도 강화
박근혜정부의 국민공감정책 중 소외 청소년 지원 정책이 본격화된다. 박 양처럼 학교를 그만 둔 학생과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이 지원 대상이다. 조사 및 관찰→분석→정책 보완의 순환구조를 통해 정책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학업중단 위기 극복을 위한 전방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다.
1년간 조사와 분석을 통해 탄생한 것이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여성가족부와 공동으로 발표한 ‘학업중단 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방안’이다. 이 방안은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을 단계적으로 지원·관리해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정부는 우선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학업중단 예방을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를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학업중단 숙려제는 자퇴 의사를 갖고 있거나 다른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려는 학생이 최소 2주에서 최대 50일 이하의 기간 동안 교육당국에서 마련한 각종 상담과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제도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2학년도에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6만8천여 명이며, 같은 기간 2만7천여 명이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초·중학생의 경우 유학 등 해외 출국(초등 84퍼센트, 중등 45.1퍼센트)이 많았으나 고등학생은 59.7퍼센트가 가사 및 학교부적응 탓에 학업을 중단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2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육부 박성수 학생복지정책과장은 “2012년 6월~2013년 3월까지 9개월간 학업중단 숙려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참여자 5,312명 중 1,138명(21.4퍼센트)이 학업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담 위주로 구성된 숙려 프로그램을 심리·진로상담, 여행, 직업 체험, 예체능 체험, 대안 교육 등으로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에게 숙려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업중단 위기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학생이 5일 이상 이유 없이 학교를 결석하면 학교는 즉시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한다. 학업중단 학생의 복귀를 지원하는 ‘희망 손잡기’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업 복귀 정보를 제공하고 무료 검정고시 과정, 방송통신 중·고교 등을 활용해 학업을 돕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특히 교육청은 학생의 학업중단 위기 종류에 따라 교육복지지원(경제적 어려움), 또래 조정·상담 등 학생 자치활동(또래 간 갈등), 진로 지도(진로 탐색), 기초학력 증진(학습 결손), 학업중단 숙려제(학업중단 위기) 등을 지원한다.

공교육 체제 안에서 다양한 대안교육 활성화
아울러 올해부터 학생들의 학업중단 위험 요인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활용한다. 이를 근거로 학생들이 학교 내 전문상담교사(4,688명, 중·고 85.3퍼센트)와 진로진학 상담교사(5,300명, 중·고교 96.5퍼센트), 학교 밖 전문상담사(Wee센터·스쿨 961명 등) 등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공교육 체제 안에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대안교육도 활성화된다. 주목을 끄는 것이 ‘위탁형 대안교육’이다. 학교에 학적을 두고 전문대, 청소년 기관, 예체능 단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제과제빵·조리·피부미용 등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250개 기관을 위탁기관으로 지정해 9,278명을 위탁할 예정이다. 특히 전문대학을 활용해 미국에서 학업중단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된 직업교육을 활성화한다.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대안교실도 확대된다. 33개 학교에서 전일제 형태의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1,263개 학교는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2016년까지 교육청이 설립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민관 협업형을 포함해 대안학교 14곳의 신설도 추진된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도 시행된다. 검정고시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교실’을 지난해 50개에서 올해 54개로 확대하고, 청소년쉼터도 103개에서 올해 109개로 늘린다.
또한 생활, 건강, 주거지원도 강화한다. 보호자의 실질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 생활 안정을 위해 기초생계비, 교육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지역보건소 등과 연계해 체계적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글·최재필 기자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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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