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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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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한아이의 엄마가 된 지 벌써 9년이다. 엄마가 되고 보니 내 아이의 일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일에 행복하기도, 아프기도, 슬프기도, 즐겁기도 한 새로운 경험이 시작됐다.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을 접한 뒤 며칠을 울었는지 모른다. 아이를 9년 키운 나도 이렇게 아픈데 17, 18년을 키운 부모의 심정을 말해 무엇하랴. 지난 5월 진주에서 한 초등학생이 등굣길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고도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녹색어머니회’ 봉사를 시작한 지 거의 2년이 돼 간다. 봉사활동 시작 후 매일 ‘아찔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

학교 앞 도로는 폭 10미터의 비교적 좁은 길이지만 주변의 아파트와 주택에서 나오는 자동차들로 등·하교 시간에는 금세 주차장으로 변한다. 나 역시 ‘직장맘’이라 종종 승용차를 몰고 이곳을 지나 출근하곤 했다.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기 전에는 아이의 등굣길이 이렇게 복잡하고 안전하지 못한 곳인지 미처 몰랐다. 아이들은 길을 건널 때 앞만 보고 달리기 일쑤다. 물론 가정과 학교에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반드시 확인한 후에 길을 건너라고 배우지만 아이들은 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길을 건너는 데만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횡단보도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어도 달려오는 차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 앞에서는 ‘무조건’ 서행해야 하는 이유다.

부모가 자동차로 통학시키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부모들이 경쟁적으로 교문 앞에서 아이를 내려주다 보니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교문 앞에서 정차하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이 아이들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

녹색어머니회의 깃발을 치고 지나가는 운전자도 있었다. 얼마 전 보행자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깃발로 정지신호를 보냈는데, 이를 무시한 트럭이 ‘쌩’ 하고 지나쳤다. 하마터면 엄마들과 아이들 예닐곱 명이 트럭에 치일 뻔했다.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려 온다. 트럭 운전자도 얼마나 놀랐던지 차를 멈춘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운전자에게 다가가 “앞으로는 스쿨존에서 제발 속도를 줄여 달라”고 했더니 “네, 네” 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아이랑 살아가면서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곳임을 실감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이란 녀석이 얼마나 큰 울타리가 되는지도 깨닫게 된다. 행복은 안전이 보장되는 세상에서 만들어진다. 안전은 교육을 통해 배우고 몸으로 익혀나가는 것이겠지만 누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야 하는 울타리가 바로 안전이다.

글·김화영 화홍초교 녹색어머니회 봉사회원·수원과학대학교 관광일어과 교수 201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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