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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사고도시’ 구미시, 오명 벗기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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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사곡동의 민방위 교육장에서는 유독물 취급업소 대표자와 관리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시가 경북도와 함께 개최한 ‘유독물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자 교육 및 결의대회’가 열렸다. 구미시는 이날 구미경찰서 등 7개 유관기관장과 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도 개최했다.

이는 바로 전날인 3월 7일 구미시 오태동 한국광유의 중유 저장소 옥외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LG실트론의 혼산 누출사고(2일), 구미케미칼의 염소가스 누출사고(5일) 등 3월 들어 6일 동안 3건의 산업현장 사고가 이어져 구미 시민은 물론 타 지역 국민들까지 가슴을 쓸어내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3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의 위해물질 사고와 관련해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통해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며 구미 시민들에게 사죄의 심정을 전했다.

남 시장은 환경안전과를 신설해 유독물 취급업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부와 협의해 유독 화학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특수차량과 장비를 보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취약 사업장 등급제’를 적용해 문제업체를 중점 관리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삼성방재연구소·경북도소방본부·한국산업단지공단대경권본부·상공회의소와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제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구미환경사무소를 설치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도 했다.

구미시는 이밖에도 지식경제부·노동부·소방방재청 등 유관기관별 전문가가 근무하는 정부 합동사무소 신설과 공단 인근 주민과 근로자 건강관리를 위한 환경보건센터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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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화학사고 전문기관 설치 계획

전체 산업단지 면적이 3,400만 평방미터 웃돌고 입주 업체만 1,700여 곳, 근무자는 9만 명에 이르는 구미, 40여 년간 산업도시로서 명성을 쌓아온 도시다. 그런데 지난해 9월 27일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화학제품 공장인 휴브글로벌의 20톤짜리 탱크가 폭발하면서 불산(불화수소산)이 누출돼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구미는 ‘사고도시’로 주목받기 시작됐다. 불산 누출로 인근 마을 농작물이 타들어가는 피해를 입자 정부는 10월 8일 불산 누출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업재해가 환경재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산업현장의 사고를 환경재해로 확산시킨 불산은 반도체 웨이퍼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필수 물질이다. 잇따라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났던 곳은 불산 관련 화학공장이나 반도체 관련 업체다. 1월 27일에는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도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나 협력업체 직원 한 명이 사망하고 배출된 불산이 송풍기를 통해 외부로 유출됐다.

구미 불산 누출사고 바로 다음날인 9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신분으로 사고현장을 찾아 안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처럼 후보 시절부터 국민 안전에 관심을 가져온 박 대통령의 5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가 ‘안전과 통합의 사회’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과제로는 ‘환경유해물질 관리 및 피해구제 강화’가 있다.

 

어린이·노약자 활동공간은 환경안전 진단

4‘환경유해물질 관리 및 피해구제 강화’라는 국정과제는 구미 불산 누출사고와 같은 화학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석면 등 유해물질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정책과 제도들을 골자로 한다. 사고 예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외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올해 안에 화학사고 전문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을 설치해 화학사고의 예방대응수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유해물질의 출시 전·후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법’을 제정하고 2014년에는 안전표시 등을 선진화한다. 이어 2017년까지 전국 114개 지역에서 어린이·노약자 등의 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 여부를 진단하고 폐광산 등에 대한 건강영향을 조사하는 등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체계도 구축한다.

눈여겨볼 대목이 ‘환경오염피해 구제제도’ 확립이다.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도록 원인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오염피해보상제’와 유독물 생산자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오염피해보험 가입제’를 도입하고, ‘원인자 미상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기금’을 설치한다는 계획까지 아우르고 있다. 이러한 제도가 완비되면 구미 불산누출사고에서처럼 배상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사고를 일으켜도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한 후진국형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라는 점에서 안전한 사회로의 도약도 기대된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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