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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구촌 격차 줄이려면 국익보다 공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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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월드·BBC월드·파키스탄TV·알자지라·러시아투데이·보이스오브아메리카 등 국제 언론사 대표들이 서울에서 모였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글로벌 미디어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토론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다. 아리랑국제방송(아리랑TV)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2월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글로벌 미디어 포럼’을 개최했다. ‘글로벌 미디어 포럼’이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의 격차 해소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Bridging the Divide)’이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세계 29개국 언론사 CEO 50여 명과 정부·언론·학계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손지애 아리랑TV 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포럼은 축사, 기조연설, CEO 라운드테이블, 패널 토론, 특별 세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부문은 김우상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CEO 라운드테이블이다. CEO 라운드테이블에는 테신 에이 칸(Tehsin A.Khan) 파키스탄TV 대표, 브루스 셔먼(Bruce Sherman) 미국방송위원회(BBG) 이사, 알렉세이 니콜로프(Alexey Nikolov) 러시아투데이 대표, 손지애 아리랑TV 사장, 데츠시 와키타(Tetsushi Wakita) NHK월드 대표가 패널로 참가했다.

이들은 ‘글로벌 미디어-국익이 우선인가, 전 지구적 공공선이 우선인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미디어는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공공선을 추구하는 방식에서는 다소 의견의 차이를 보였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브루스 셔먼 BBG 이사는 “언론인들은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행동 뒤에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공공선을 추구함에 있어 간극이 있다. 미국의 언론매체는 미국저널리즘을 반영한다. 공정하게 양쪽의 의견을 전달하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비중이 동일하지 않다. 양측을 대변하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이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기 때문에 조금은 치우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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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갈등 보도할 때는 프로 정신 필요”

또 “글로벌 미디어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성 있는 보도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확한 뉴스를 내보낼수록 시청자들의 충성도는 증가한다. 미국에서도 반미감정이 높은 국가에 대해 투명하게 뉴스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회가 개방된 사회가 되면 우리의 역할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츠시 와키타 NHK월드 대표는 “국가 간의 갈등은 도처에 있다. 빈곤·인권·환경·영토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미디어는 국가 간 갈등에 대해 저널리스트로서 프로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국가를 위해 취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디어는 공공선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데츠시 대표는 “언론매체는 시청자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글로벌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각 국가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글로벌 미디어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것이다. 한 매체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미디어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신 에이 칸 파키스탄TV 대표는 “정보를 교류하는 방식이 정보기술의 발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인터넷 미디어 등이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저널리스트로서 책임감이 없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앞으로 저널리즘과 원칙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글로벌 미디어라면 책임 있는 의견 내놔야”

손지애 아리랑TV 사장은 “글로벌 미디어는 공공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돈을 추구하거나 시장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투명성 등 저널리즘의 원칙도 따라야 한다. 글로벌 미디어가 추구하는 방향은 상업적 기업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손사장은 덧붙여 “글로벌 방송사는 특정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방송하지 않는다. 전 세계인이 시청자다. 하지만 글로벌 방송사들은 협력할 기회가 적었다. 이제부터라도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모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과 빈곤 탈출 등에 대해서는 상업적인 방송국보다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렉세이 니콜로프 러시아투데이 대표는 “책임감 있는 뉴스인지 아닌지 웹사이트를 통해서는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검증되지 않은 가짜 정보를 퍼뜨리고도 책임지지 않는 사람도 많다. 글로벌 미디어라면 무엇보다 책임 있는 의견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책임감 있는 미디어와 그렇지 않은 미디어 간 구분이 없어져 문제”라고 밝혔다. 니콜로프 대표는 이어 “각 언론매체는 축구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하는 선수들처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로 인해 중립적 자세가 없고 자신만의 입장만 있다. 특정 면만 강조하는 것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임 있는 언론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미디어는 경쟁하지만 축구경기와 달리 반칙 없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것이 공공선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글·박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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