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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자연스레 뜻과 마음 모으는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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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현실적인 현안이나 경제적인 이슈에는 관심이 잘 모이지만 문화를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거나 공동체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최근의 ‘문화공동체’나 ‘문화를 통한 공동체 회복’처럼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주민의 참여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할 때는 그 어려움이 많다.

인위적으로 공동체를 재구성해야 할 때도 있고 많은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성과로 평가될 때는 독려도 해야 하며, 효과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더욱이 호의와 선의를 가지고 추진하는 일에 주민의 반응이나 관심이 시원치 않거나, 때에 따라서는 거부감까지 보이는 경우를 만나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일에는 또 늘 앞장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일을 시작하고 추진하고 신경 써서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역할이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디어도 내야 되고 의견도 수렴해야 하고 문서도 만들어야 하니 자기 시간을 쓰는 것은 물론이요 마음의 준비와 맷집이 웬만큼 단단하지 않으면 그 과정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시각, 그리고 취향도 천차만별일뿐더러 성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기획자라면 순수한 열정과 진정성을 마음에 품되 치밀하고 체계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일이 어렵고 과정이 지난하다 하여 실망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문화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어느 사회나 편차가 있게 마련이라는 점을 인정하면 된다.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음악을 좋아하고, 그림을 사랑하고, 시를 읊고, 마을의 벽화를 그리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공동체에서의 문화예술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레 뜻과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무슨 거창한 운동이나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처음부터 공동체를 너무 앞세우지 말고, 소박한 규모에 적정한 방법으로 지역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 일부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의도와 방법을 잘 설명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중에 각별히 좋아하는 사람들로 일단 시작을 하자. 그 안에서 자연스레 즐거움을 체험하게 되고 입소문이 나면 한 발짝 떨어져 보던 사람도 슬그머니 참여하고 지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일에는 돈도 필요하니 각종 정부 지원이나 보조사업을 활용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게 또 잘 쓰면 약이요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길을 넓히거나 시설을 짓는 일이면 눈에라도 보일 텐데 문화적인 사업은 그 인식도 약하고 효과도 측정하기 난감하다. 그래서 억지 수요를 창출하거나, 무리하게 추진하여 문제가 되거나, 지원이 끊겨 중단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원사업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종잣돈이거나 활성화를 위한 쌈짓돈 같은 것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산의 지속성은 누구도 담보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느 단계를 지나면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자발적인 부담에 의해 자율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문화활동의 결과가 구성원 개인의 취미나 활력에 그치지 않고, 기왕에 하는 거라면 지역의 여러 행사나 현안과 연계해 서로 유기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많은 성공 사례들이 멋진 프레젠테이션에 기대 성과 위주로 소개되다 보니 다 일사천리로 잘되어온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땀과 눈물, 설득과 좌절, 갈등과 치유의 과정을 반복하며 누군가 묵묵히 끌고 간 힘과 구성원들의 헌신이 있었다. 이 일에는 문화전문가와 주민들, 그리고 공무원들의 합심이 필요하며 그 어느 일보다 지구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글·이선철(감자꽃스튜디오 대표·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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