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글마루도서관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독서 사랑방이다. 오전에는 어린 아이를 안은 엄마나 마을 노인들이 자주 찾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학교를 마치고 들른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동화책을 읽는다.
성산시영아파트 단지 복지관에 위치한 이 작은도서관은 마포구가 운영하는 구립 도서관이지만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 주민 시설인 아파트 공간을 활용해 조성했다. 작은도서관이지만 내실이 있다. 188평방미터 규모에 장서는 1만권, 이용객 수는 하루 100명이 넘는다. 마룻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펼쳐보는 초등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글마루도서관과 같이 작은도서관으로 분류되는 곳이 전국에 3,951개 운영되고 있다. 이중 공립이 894개로 22.6퍼센트, 사립이 3,057개로 77.4퍼센트를 각각 차지한다. 2009년 도서관법이 개정되면서 ‘문고’로 분류되던 곳이 작은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전국의 도서관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모든 작은도서관들이 글마루도서관처럼 원활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2010년 말 조사에서 전체 작은도서관 가운데 65퍼센트의 운영이 적정하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중 90퍼센트가 사립 도서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작은도서관을 조성하는 데 지원을 집중해온 정부는 앞으로 작은도서관의 운영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은도서관 운영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2013년에 순회사서 48명을 배치하는 등 운영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순회사서는 공공도서관에 파견되어 주변에 있는 작은도서관 4개 관에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책 반입과 분류, 목록 작업, 독서프로그램 지도 등 사서 업무를 수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진흥과 박성철 사무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작은도서관에 정부가 고용한 인력으로 업무 지원을 하려는 것”이라고 대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올해 공공도서관·작은도서관 연계한 시스템도 첫 구축
2013년 신규 사업으로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간의 상호대차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 상호대차서비스 시스템이란 지역 내 공공도서관 2~3개 관과 작은도서관 40여개 관을 한 단위로 묶어 관리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영세한 작은도서관도 도서관리프로그램이나 소장도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게 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상호대차서비스 시스템 사업은 5개 지역에서 구축될 계획이다.
일부 작은도서관은 도서관리 프로그램을 구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기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2014년에는 정부가 작은도서관 운영을 돕기 위해 자료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한다. 정보를 입력하고 관리하기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상호 대차 등 연계사업 추진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작은도서관 독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지역 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지도를 위해 전문 강사 1명을 파견하는 사업을 8회 운영한다. 지원 대상 도서관은 올해 50개관에서 2014년 100개 관, 2017년 300개 관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농·어촌과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작은도서관은 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지역인 데다 운영마저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이런 취약지역에는 우수 교양·문학도서를 보급한다. 매년 1천개관씩, 1관당 400여 권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서관 운영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확대된다. 올해 3회에 걸쳐 600명의 운영자를 대상으로 도서관 자료관리, 서비스기법, 독서 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실무 교육을 실시한다. 2014년에는 1,200명, 2017년에는 3,400명을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도서관 운영에 대한 정부 제도도 개선된다. 법적 기준에 미달하거나 설립 목적을 위반해 학원 식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은 먼저 시정을 권고한 다음, 개선되지 않으면 작은도서관 등록을 취소하거나 운영을 정지하는 강수를 두기로 했다. 운영진단표로 도서관운영을 평가하던 것을 전산화된 평가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인터넷으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평가하면 지자체가 우수한 작은도서관들에 예산을 더 지원하고 정부 포상을 내리는 등의 동기 부여책을 마련할 수 있다.
지자체에는 작은도서관 관련 행정체계를 효율화하도록 권장했다. 현재 도서관 건립을 비롯한 관련 업무는 지자체 여러 부서에 분산되어 있다. 정부는 앞으로 관련 담당부서를 단일화하는 식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작은도서관 시설과 자료 기준도 현실화한다. 도서관법 시행령을 개정해 건물 면적 33평방미터 이상, 열람석 6석 이상, 장서 1천권 이상으로 되어 있는 작은도서관 기준을 건물 면적 100평방미터 이상, 열람석 10석 이상, 장서 3천권 이상으로 강화하게 된다.
박성철 사무관은 “지자체에 작은도서관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공급, 각종 유인책을 제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미소 기자 / 사진·오상민 기자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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