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숭례문 부실 복구, 문화재 수리 기술자격증 불법 대여 등 문화재 수리 과정에 만연해 있던 비리가 앞으로 원천 차단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수리 체계의 전면 개편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문화재 수리 체계 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중요 문화재 개·보수 현장에 누가 참여했는지 명단이 공개되는 ‘수리 실명제’가 도입되고, 문화재 수리 자격증의 불법 대여 및 부실 수리 등에 대한 행정처벌도 강화된다.
또한 불법 자격증 대여를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문화재 수리기술(기능)자 의무보유 요건은 완화된다. 이밖에 전통건축재료와 기법을 보존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하고 전통건축 수리기술자에 대한 신규 직무능력표준(NCS) 개발 등 총 25개 분야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혁신대책에 따르면 중요 문화재 수리 현장은 주요 공정 때마다 ‘현장 공개의 날’을 운영해 관련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며, 그 일환으로 올해 시범적으로 10개 현장을 우선 공개한다. 또 설계도면과 공사내역 등도 공개해 문화재 수리의 투명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나아가 문화재 수리 종사자 경력관리와 업체 실적관리, 각종 통계자료 생산 등 문화재 수리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종합정보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현행 문화재 수리업체 등록 시 과도한 문화재 수리기술(기능)자 의무보유 요건이 자격증 불법 대여를 유도한다는 판단에 따라 의무보유를 합리적으로 최소화해 수리기술자는 현행 4명에서 2명으로 낮추고, 기능자는 6명에서 3명으로 축소하되 수주 규모에 따라 추가 채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 강경환 국장은 “문화재 수리업 등록 요건 중 과도한 문화재 수리기술자 의무보유 요건이 자격증 불법 대여를 유도하고 있어 의무보유를 합리적으로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감리 대상을 대폭 확대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문화재 수리 공사의 감사를 강화한다. 그동안 전통건축물의 수리 공사는 대부분 소액 사업(3억원 이하 사업 85퍼센트)으로 중요한 공사임에도 시행 규모가 작아 감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었기에 수리법 시행령 개정(5억원 이상→1억원 이상 감리)을 통해 감리 건수를 370건(종전 78건)으로 확대했다. 감리 대상 확대로 인해 문화재 수리 품질 향상은 물론 책임시공 풍토를 조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단절 위기에 놓인 전통재료 및 기법의 계승과 복원을 위해 전통재료의 제작과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관리하는 재단을 설립한다. 또한 문화재 수리 전반에 걸쳐 NCS를 개발하고 전통재료 인증제도 도입한다. 문화재청이 구상 중인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은 전통기술과 관련한 연구·지원·수집 등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전통건축에 사용되는 각종 부재(部材)와 재료 등의 수집·보존 및 조사·연구·전시 등을 담당한다.

단절 위기 전통재료·기법 관리할 재단도 설립
전통재료의 수급 관리와 보급 확대, 산업화 지원도 재단의 업무다. 전통수리 기법의 조사와 연구 및 전승 활성화와 더불어 설립예정지인 경기도 파주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북한의 전통건축에 대한 조사·연구 및 보존의 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재단의 설립이 본격화된다.
한편 그동안 문화재 수리와 관련된 NCS는 석공예와 목공예 분야에만 개발되어 적용해 왔다. 이에 문화재 보수 및 보존, 학예 분야 등 3개 NCS를 신규 개발할 예정이다. 문화재 수리기술(기능)자 자격시험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수리기술 자격자의 능력을 함양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전통문화재 수리를 위해 지름 30센티미터 이상 대형 목재인 대경목(大莖木)의 건조·비축 시설을 구축하며, 산림청과 함께 문화재 복원용 목재 대체 수림지(樹林地)도 적극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통재료와 제작 및 생산 기법의 단절을 막기 위해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공동으로 ‘전통기술소재은행’ 구축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글·김상호 기자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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