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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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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대에게는 수학여행, 젊은 세대에게는 체험학습장으로 우리 국민에게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명소가 경주다. 불국사며 석굴암, 첨성대, 곳곳의 왕릉 등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인 경주의 고즈넉한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선가 불쑥 시간의 강을 건너온 신라인이라도 마주칠 듯하다.

이러한 착각을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판타지’로 만들어 펼쳐 보이는 곳이 경주 보문단지 안에 자리 잡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다.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와 함께 문을 연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맞은편에 보이는 높이 82미터 높이의 웅장한 경주타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실물 크기로 투각해서 재현한 것이다.

경주타워 왼쪽으로 화랑극장 방향의 숲길을 지나다 보면 연못을 가로지른 아치형 나무다리 위에 애틋하게 서로 마주보고서 있는 선화공주와 화랑 기파랑의 실물 크기 입상이 보인다. 마치 신라시대로 넘어가 이들의 밀회를 엿보는 듯하다. 원래 다른 설화에 등장하는 선화공주와 기파랑은 공원 내 3D 애니메이션월드에서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 <천마의 꿈> 주인공들이다.

초여름 날씨였던 지난 5월 21일, 선화공주와 기파랑이 자리한 연못 옆 정자에 뜨거운 햇빛을 피해 앉은 공원 관람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까운 어린이 놀이터 키즈캐릭터존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드넓은 공원의 정적을 깬다. 울산 온남초등학교 인근 태권도학원 아이들 사오십 명이다.

“오늘 개교기념일이어서 태권도학원에서 같이 왔어요.”

“뭐가 가장 재미있었니?”

“ ‘플라잉’이요! 점프가 짱이에요!”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말한 <플라잉(FLYing)>은 엑스포공원 내 문화센터에서 상설 공연 중인 ‘엑스포 대표 공연’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 30분에 무대에 오르는 넌버벌 퓨전 무술 퍼포먼스다. 신라시대 화랑이 도망간 도깨비를 잡기 위해 현대의 한 고등학교로 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표현한 무언의 공연으로, 공연 내내 객석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은 감동이다.

<난타> <점프>를 연출한 최철기 감독이 리듬체조, 기계체조, 마셜아츠, 비보잉을 접목해 만든 <플라잉>은 9월 3일부터 22일까지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무흐신에르투룰 공연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신라 화랑과 ‘낮도깨비’가 엑스포문화센터의 공연 무대를 누비고 난 뒤 오후 7시 30분부터 같은 공연 무대에서 관람객들을 사로잡는 것은 선덕여왕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춤과 음악의 향연 <미소2 : 신국의 땅, 신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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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체험학습 등 관람객 2배로 늘어

<미소2>는 9월 1일부터 22일까지 이스탄불의 콘서트·뮤지컬 전용 극장인 제말레싯레이 공연장에서 그 화려함을 펼친다.

3막으로 이뤄진 <미소2>는 제1막 ‘신국의 신화 : 신라 건국과 시조 탄생’의 정적이고 우아한 무대를 지나면 제2막 ‘신국의 꽃, 화랑’, 제3막 ‘해동의 빛 신라로드’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화랑들의 춤, 웅장한 전투 장면 등이 화려한 의상과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매혹적으로 펼쳐진다. 공연이 끝난 후 화려한 의상을 입은 출연진들이 관람객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해주는 서비스는 ‘덤’이다.

경주가 과거와 같은 수학여행의 ‘절대 대명사’는 아니지만, 최근 엑스포공원이 수학여행 필수코스로 이름이 나면서 지난해보다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엑스포공원 측이 집계한 지난 4월 관람객은 약 7만4천 명. 이는 지난해 4월 한 달 관람객 수(약 2만9천 명)와 비교해 2.6배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중 엑스포공원을 찾은 수학여행단과 체험학습단은 2만6천 명으로, 2012년(상설 개장 4~12월) 방문한 수학여행단과 체험학습단 전체(1만명)보다도 2배 이상 많다.

5학년 아이들과 함께 2박3일간 경주로 체험학습을 왔다는 경기도 연성초등학교 임형욱 교사는 “엑스포공원은 볼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할 것도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엑스포공원에서는 연중 화석발굴 체험, 한지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특히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의 성공을 기원하는 ‘실크로드 사진 특별전’ ▶1950~1980년대 교실, 만화방, 만물상, 시골 부엌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게 뭐야? 그때 그 시절’ 전시관 ▶올해 첫선을 보이는 주말 특별이벤트 등은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프로그램이다.

엑스포문화센터 1층에서 열리는 ‘실크로드 사진 특별전’은 ‘동방의 빛을 따라서’란 부제가 붙어있다.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지와 종착지였던 경주와 이스탄불 관련 유물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담긴 경주, 시안, 둔황, 바그다드를 따라가면 어느새 이스탄불에 이르도록 사진을 연출했다.

엑스포공원은 12월 말까지 휴일 없이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5월부터 토·일 주말에는 공원 개장 시간을 1시간 연장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문의 ☎ 054-748-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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