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경기 부천 만화산업종합지원센터 4층 RG애니메이션스튜디오에 가면 ‘빼꼼’ 인형이 방문자들을 반겨 준다. 국내는 물론 유럽의 눈을 사로잡은 <빼꼼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RG애니메이션이 만든 <빼꼼 시리즈>는 덩치 크고 호기심 많은 북극곰 빼꼼이 도시 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낸 슬랩스틱 코미디다. 빼꼼은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로지 몸으로 웃기면서 아이들을 TV 앞에 불러모았다.
<빼꼼 시리즈>는 2005년과 2008년, 2010년 EBS에서 유아 애니메이션 부문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권과 미국 등 80여개국에 <빼꼼 시리즈>가 수출됐다.
2002년 설립 이후 회사 누적 매출은 100억원대를 넘어섰다.
<빼꼼 시리즈>가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는 머리카락을 움직이고 망토를 휘날리는 빼꼼의 동작하나하나가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다. RG스튜디오는 당시 국내 3차원(3D) 기술로 3D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RG스튜디오에서는 요즘 내년 후반기쯤 선보일 <008빼꼼>의 극장판 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FX기어는 옷이나 천을 생생하게 시뮬레이션하는 3D 기술 중 하나인 컬로스(kualoth) 프로그램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 <쿵푸 팬더>, <슈렉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와 일본 대형 애니메이션사인 디지털프런티어가 FX기어의 컴퓨터그래픽(CG)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FX기어 마케팅본부 유인수 이사는 “드림웍스의 자체 시뮬레이션 기술개발 인력이 100명을 넘는데도 우리 기술을 도입해 쓰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시작으로 비로소 3D 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해외 유수 감독들이 다양한 소재의 3D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리얼 3D 제작 기술을 적용한 영화가 없는 상태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내 최초로 나온 리얼 3D 영화가 올해 개봉한 <미스터 고>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약 17개월간 지원한 <미스터 고>는 풀 CG 고릴라 구현을 위한 대량의 털 모델링, 스타일링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3D 시네마 제작 시스템의 표준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의 3D 콘텐츠 산업이 세계 최대 방송콘텐츠 전문 시장인 밉(MIP) TV 등에서 33만 달러의 판매 계약과 2천만 달러 규모의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등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였다.
정부지원·산학협동으로 영상기술 발전 협업체계 이뤄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지난 4월 8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미디어 전시회 ‘밉 TV 2013’에서 3D 쇼케이스 행사를 개최, 2012~2013년 제작 지원한 작품을 포함해 총 40개사 61편의 국내 우수 3D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중 EBS의 <위대한 바빌론> 3D, 오콘의 <디보와 친구들> 3D, AVA엔터테인먼트의 <매직월드> 등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웨덴, 브라질의 방송사 및 배급사에 판매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게일과 토즈스튜디오도 프랑스의 대형 제작사와 500만 달러 이상의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결실을 맺었다.
3D 기술뿐만 아니라 기존의 2D 영화를 입체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돼 영상 산업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과 드림써치 C&C가 공동 연구·개발해 2012년 1월 개봉한 극장용 3D 입체 영화 <한반도의 공룡2 : 공룡 점박이>가 대표적 사례다.
두 대 이상의 카메라로 촬영하던 기존의 입체 영상 제작 방식과 달리 한 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2D 영상을 자동화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변환해 고품질 3D 입체 동영상을 생성해 내는 기술이다. 3D 영상을 통해 관객에게 더 큰 몰입감과 현장감 등의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영상 콘텐츠 자체의 부가가치가 향상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반도의 공룡2 : 공룡 점박이>는 2011년 AFM(American Film Market)에 출품됐으며, 2012년 미국 I3DF 어워즈 한국 대표 3D 콘텐츠로도 출품됐다. 2012년 3월 극장 매출 95억원을 기록했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제작 업체에 6건의 기술 이전도 이루어졌다.
국내 최초 풀 아이맥스 3D 영화 <7광구>도 클라이맥스 10분 분량의 입체 변환 작업에 이 3D 기술이 적용됐다. <7광구>는 국내 224만명 동원, 중국에서는 개봉 일주일 내 2천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노인식 교수는 “할리우드는 <아바타> 이후 3D 영화가 양적으로 확실히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추세”라며 “3D 국내 시장이 커지면 콘텐츠 산업에서의 해외 영화 의존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입체 영상의 제작비 감소와 함께 품질 향상을 통해 수입 영화에 대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컴퓨터그래픽 기술도 창조적인 콘텐츠와 마음을 끄는 스토리텔링 기술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진규 CT개발본부장은 “콘텐츠 산업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첨단 기술은 CT(Culture Technology), 바로 문화기술”이라며 “세련된 스토리텔링과 첨단의 영상제작 기술이 잘 결합된다면 한류 확산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미숙 기자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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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