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눈높이 낮추고 목표를 조준하라

1

 

“경찰의 업무를 보완하는 경비원에 대한 지도·감독·교육을 하는 직업입니다. 경비 관련 회사들은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두어야 운영할 수 있어요.”

한국보안컨설팅의 김영무(40) 관리부장을 만났다. 1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2009년 대위로 전역한 그는 지난 4월 입사했다. 경비용역 전문업체인 한국보안컨설팅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70여 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경비용역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경비지도사는 시설 경비, 호송 경비, 신변 보호, 특수 경비원을 지도·감독·교육하는 일반 경비지도사와 기계 경비 업체의 경비원에 대하여 전문적 지식을 전수 및 지도, 감독할 수 있는 시설 경비지도사로 나뉜다.

김 부장은 지난해 초 두 달간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의 민간 위탁 교육을 통해 경비지도사 시험공부를 하고 한 번에 2차 시험을 통과, 일반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7년 이상 경력의 군인·경찰은 1차 시험을 면제받는다.

꼽아보니 2009년 전역에서 취업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전역한 뒤 1년가량 이민을 준비하며 자동차 정비학원을 다녔어요.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 자국 실업민이 급증하니 이민을 안 받아주는 상황이 됐지요.”

이후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다 퇴직금만 털어넣고 2년 만에 접었다고 했다.

“혼자 준비했는데, 틈새 시장으로 생각한 것이 불교 용품이었어요. 틈새 시장이 맞긴 맞는데, 수요층이 한정되다 보니 찾는 사람이 너무 적었어요,”

먼 길을 돌아 결국 12년간의 군 경력을 활용하여 경비지도사의 길을 찾은 김 부장은 아직 미혼이다. 미혼이었기에 남들보다 더 많은 고민과 방황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그는 지금 전역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역 후 목표를 가능하면 빨리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솔직히 말해 전역 전에 준비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전역이란 어느 날 군대에서 쫓겨나듯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진급이 계속될지 힘들지 본인이 알기에 진급이 어려울 것 같으면 보통 전역을 준비합니다. 그때 얼마나 준비를 하고 나오느냐에 따라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2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만 27회… “지속적 관심에 감사”

그가 집에서 가까운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게 2012년 초부터라고 했다.

“지원센터에서 여러 가지 적성 검사, 각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에 참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뭘 해야 할지 뚜렷한 목표가 생기지 않았고, 그래서 또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가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상담한 기록이 27회. 실제는 그보다 더 많은 것 같다는 그는 “저를 담당하시는 분이 계속 관심을 갖고 취업과 교육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화를 해 주셔서 전화 받기에도 바쁠 정도였다”며 “언젠가 담당자를 모시고 밥이라도 같이 먹고 싶다”고 했다.

김 부장은 예비 전역자를 위한 두번째 충고로 눈높이를 낮출 것을 강조했다.

“사회에 나가면 뭘 못하겠는가 하는 막연한 자신감만 있었습니다. 내 레벨에 맞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혼자만의 생각이었죠. 저런 일을 어떻게 하나 생각하는 ‘풍선’을 터뜨리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민간 기업이란 영리추구 목적을 갖고 거기에 도움 되는 사람을 찾는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막연한 자신감을 갖고 군에서 나와 취업을 하려고 보니, 군 경력을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데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간혹 군 경력을 인정해 주는 곳이 있었는데, 중동지역 경호업체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특전사 같은 특수병과 출신을 찾더라는 것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여성만, 고졸자만 뽑는 역차별도 당해 봤다고 한다. 대위로 전역했으나 소령 진급 심사 중 전역해 ‘예비역 소령’으로 병역이 기재되는 점은 자신이 눈높이를 낮춰도 남들이 믿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더라고 했다.

먼 길을 돌아온 지금, 경비지도사 업무가 군 경력과 직결되진 않지만 유사한 분위기가 업무 수행에 조금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경찰과도 업무 협조를 해야 하고, 낯설지 않은 분위기가 있어요. 군에서 실탄 만지던 경험이 있으니 가스총, 전기 충격기 같은 경호 장비 만지는 것도 익숙하고요.”

최근 아파트와 공장 같은 시설 경비, 금융권 등의 호송 경비, 연예인이나 유명인에 대한 신변 보호, 댐이나 발전시설 등에 대한 특수 경비 등 경비 용역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서울시에 등록된 경비용역 회사만 1,5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경비관련 시장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이제 만으로 마흔. 청년과 장년을 가르는 고비에 선 그는 아직도 꿈을 꾼다. 언젠가 농촌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다. 시골 출신? 아니다. 김 부장 고향은 서울이다.

“농촌 지역을 잘 모르다 보니 아직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돈 벌어서 귀농·귀촌도 해 보고 싶습니다.”

비록 먼 길을 돌아왔지만,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있는 그는 조국에 대한 복무를 마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제대 군인의 한 명이었다.

글·박경아 기자 2013.10.14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