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얼쑤~ 읽는 사람도 절로 흥이 나는 이 시조는 9년차 직장인이자 대학생인 김초롱(28·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씨가 쓴 ‘취업하고 대학가세’라는 시조의 도입부다. 낮에는 회사생활, 저녁에는 학교생활로 바쁜 생활을 보낸 지 3년째인 김 씨는 시조와 함께 풀어 쓴 체험담으로 ‘선취업·후진학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선‘ 취업·후진학’을 선택한 일이에요. 시조는 제가 쓴 체험담이 너무 길어서 시조만 읽어도 아실 수 있게끔 요약하는 차원에서 썼어요.”
지난 3월 11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캠퍼스의 한 강의실. 이날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수업을 듣기 위해 조금 일찍 강의실에 도착한 김 씨는 “시조라는 형식을 이용한다는 발상은 한 콘서트에 갔다가 가수가 쓴 시조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씩 웃었다.
직장인과 대학생의 두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이 흥겹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제약업체에서 일하는 김 씨는 집도 직장도 수원이다.
수원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으로 편도 두 시간 거리다.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화요일이면 오후 4시에 퇴근한다.
“회사에서 마음 편히 다녀오도록 배려해 주세요. 그러니 오히려 근무시간에 더 집중해서 열심히 일하게 되죠.”
남들 가는 대로가 아닌, 자신만의 ‘작은 길’을 찾고 싶었다던 김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가족회의를 거쳐 수원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직장생활에 잘 적응해 회계·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든든한 일꾼으로 자리잡았다.
“직장생활 덕에 경제관념과 자기관리 능력이 길러졌어요. 힘들여 번 만큼 신중하게 소비하게 됐고요.”
알뜰살뜰 살다 보니 직장생활 5년 만에 1억여 원을 저금했다고 한다. 시조에 나오는 ‘1억 소녀’라는 표현은 이때문이다. 대학등록금도 자신이 내고 있다. 스스로 선택한 취업이었지만 때로는 대학생활을 누리는 또래 친구들을 보며 힘든 직장생활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전문 지식을 더 쌓아 자기 분야에서 더욱 높은 영역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부터 다시 볼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우연히 신문을 통해 ‘재직자 특별전형’을 알고 나서 대학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 사회로 나와 겪었던 고생을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행복한 삶 사는 성공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
‘재직자 특별전형’ 시행 대학 몇 곳을 알아본 김 씨는 산업분야별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연구하는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를 선택했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이 학과 재학생의 도움도 컸다. 그 학생의 소개로 공개 수업을 듣고 난 뒤 마음을 굳혔다.
“공개 수업을 듣기 위해 대학 강의실에 앉아 있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 설레고 심장이 쿵쿵거렸어요. 다시 책상에 앉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죠.”
학교마다 다르지만 건국대의 경우 재직자 대상 수업은 매주 화·목·토요일에 집중돼 있다. 과목을 어떻게 신청하느냐에 따라 주 2회(평일 1회, 주말 1회)만 등교하고도 한 학기 수강이 가능하다. 교과과정이나 이수학점은 일반 학생과 똑같다. 김 씨의 경우 이번 학기에는 화요일과 토요일 수업을 듣는다.
대학생활은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준다고 했다. 특히 처지가 비슷한 동기생들은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재직자 특별전형은 학년당 57명. 일반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들을 수도 있지만, 출퇴근 여건상 저녁 수업을 듣다 보니 재직자들끼리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게 만만치 않다. 회사업무가 바쁜 시기에 대학 중간·기말고사가 겹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한다.
“저는 월말에 엄청 바빠요. 그럴 때에는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해요. 일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하고, 평상시에 밀리지 않도록 제때 처리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흘린 땀만큼 김 씨의 꿈도 크고 넓어졌다. 학교에서 배운 것 외에 다른 업종의 동기생들을 만나 그 분야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는 것도 귀중한 경험이라고 한다.
현재 같은 회사에는 김 씨의 도전에 자극을 받아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다른 대학에 입학한 동료도 있다. 그래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선배들이 좋은 길을 터놓아야 후배들이 그 길을 보고 잘 따라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행복한 삶을 사는, 성공한 사람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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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