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업주부에서 벗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40세 ‘직장인’입니다. 결혼할 당시 전산경리직으로 8년 동안 일하던 직장인이었습니다.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며 잘 지낼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니 사정이 많이 달라지더군요. 아이를 맡길 곳도, 맡아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에 전념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12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빈 집에 홀로 앉아 있으니 허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남았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열심히 생활해서 살아 있다고 느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끊어진 일을 잇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했던 일에 대한 기억도, 기능도, 감도 모두 잃었습니다. 10여 년 만에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뀐 것 같았습니다. 집안일 말고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과연 사회에 나갈 수 있을지,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불안했습니다.
결혼 전 직장을 구할 때와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세상에 나갈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광고를 보고 문을 두드렸습니다. ‘여성재도전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상담사 선생님들은 무엇보다 제게 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교육만 받으면 ‘나도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파트 경리회계 과정을 수강하고, 강의를 듣고 남는 시간에는 전산 자격증을 따러 다녔습니다.
주부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디든 일을 하려고 하면 제가 뭘 할 줄 안다고 말해야 하는데, 누구도 주부인 저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그걸 인정받는 방법은 자격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리회계 과정을 듣고 여러 개 자격증을 따고 나니 큰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 서너 군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여러 직장에서 저에게 일해달라니요.
이제는 아파트 관리소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생각입니다. 주변에 계신 분들이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 주십니다. 그리고 지금 가진 2급 자격증들을 1급 자격증으로 하나씩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매일 시험 공부 중입니다.
제 주변에도 일을 다시 하고 싶어 하는 전업주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자신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스스로 포기하고 맙니다. 물론 현실은 어렵습니다.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집에서 지냈던 날들만큼 더 노력해서 따라잡아야 합니다. 힘들지만 하니까 되더군요. 하나를 성취하면 그 다음은 훨씬 쉬워집니다. 주부들은 많은 도움이 필요없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 한마디면 됩니다.
글·김숙경 광주 첨단우미2차아파트 관리사무소(경리회계 담당) 2013.09.02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