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대현(40·직장인) 씨는 3년 동안 단 하루도 휴대폰 전원을 꺼놓은 적이 없다. 휴대폰을 끄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도 있지만 정 씨에겐 ‘휴식’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그의 ‘재능’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정 씨는 언어·문화 봉사단체인 ‘BBB코리아’에서 3년 동안 베트남어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24시간 내내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다. 통역 봉사는 24시간 봉사 대기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자주 받습니다. 아직까지 베트남 사람을 떠올리면 ‘불법체류자’라는 편견이 심해서 베트남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역이 잘 돼서 무사히 입국하게 될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그는 2008년부터 1년간 베트남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당시 현지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정 씨는 한국에 돌아와 BBB코리아를 찾았다. 베트남인들에게서 받은 도움을 돌려주기 위한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BBB코리아에는 정 씨를 비롯한 4,5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한 달 평균 6천여 명에 이른다. 영어, 러시아어, 스웨덴어, 일어 등 모두 19개 언어 통역이 가능하다.
BBB코리아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방한한 외국인들의 언어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출발한 단체다. 이 단체는 한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외국에 가는 내국인들이 언어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라오스에서 ‘한국어학당’ 운영, 한글 직접 가르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40만~150만명에 이르면서 BBB 코리아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출산이 임박한 몽골인 임산부가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있다. 그 임신부는 BBB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입원수속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안전하게 출산을 했다.
최근 이 단체는 활동반경을 ‘통역 자원봉사’에서 ‘한국어 교육’으로 확대하고 있다. BBB 코리아는 국내 민관기관 최초로 지난해 8월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세종학당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베트남 후에(HUE)에 세종학당을 추가 설립하고, 10월에 미얀마 양곤에 한국어학당을 추가하여 1학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BBB코리아가 한국어 교육에 힘을 쓰게 된 것은 BBB코리아의 설립 목표와도 관련이 있다. BBB는 ‘Before Babel Brigade’의 약자로 비포 바벨(Before Babel)은 바벨탑 이전 시대를 일컫는 단어다. 그리고 브리게이드(Brigade)는 군대의 여단 혹은 단을 의미한다. 즉, 언어 불편이라는 장벽을 넘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포용하고 이해와 화합을 이루자는 뜻이다. BBB코리아 관계자는 “한글을 통해 세계의 언어 및 문화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에서 한국어학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BBB코리아는 앞으로 통역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해가면서 ‘한국어학당’도 지속적으로 개원할 계획이다.
글·김혜민 기자 2013.12.02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