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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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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장을 하는 날은 온 동네가 떠들썩했다. 김장하는 집 식구들뿐 아니라 동네 아낙들까지 모여 밤새 소금으로 절여 놓은 배추에 빨간 고춧가루와 싱싱한 굴, 무채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속을 넣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렇게 한나절 김장이 끝나면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미리 삶아 놓은 돼지고기에 배추 속을 싸서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었다.

사람들은 겨울 내내 서로간의 정으로 만들어진 김치를 꺼내먹으며 추운 겨울을 버텼다. 서로 김장 품앗이를 해 주며 정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들에겐 자신의 김장독에서 김치를 나누어 주는 풍습도 있었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져선 안 될 중요한 식품이다. 또 우리 민족의 공동체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음식문화 저술가인 윤덕노 씨에 따르면 현재 우리 밥상에 올려진 통배추 김치는 최소 600년 이상 진화한 결과다. 김치 자체는 물론 김치를 구성하는 배추, 고춧가루 등의 양념과 젓갈을 비롯한 각각의 요소가 진화하고 결합하면서 현재의 김치로 발전했다.

오늘날엔 경제 성장과 더불어 가정에서 담그던 김치를 공장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김치의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서 자연발효에 의존한 방식에서 발효균을 선발해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까지 시도되고 있다. 또한 건강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능성 김치나 저염 김치도 개발되고 있다.

수천 년간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김치가 현대인의 요구에 따라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민족의 삶 자체를 대변해 온 우리들만의 김치가 세계인이 주목하는 대표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는 우리의 전통음식 문화인 ‘김치와 김장문화’에 대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세계유산, 기록유산과 함께 유네스코의 주요 유산 사업 중 하나인 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문화적 다양성과 인류의 창의성, 적절한 보호조치 등을 수반했는지가 기준이다. 심사보조기구는 신청 유산의 평가 결과를 ‘등재’ ‘정보 보완’ ‘등재 불가’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한다.

심사보조기구는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온 김장이 이웃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그들 사이에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장의 등재는 비슷하게 자연 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식습관을 가진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들 간의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형문화유산 등재는 오는 12월 2~7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본위원회에서 정식 결정된다. 하지만 심사보조기구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으면 이변이 없는 한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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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프랑스인 70퍼센트 “김치 종주국은 한국” 응답

김치와 김장문화가 인류무형유산이 되면 지금보다는 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치의 세계화’에 대한 노력들이 가속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설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2012년 11월 독일(베를린, 프랑크푸르트)과 프랑스(파리)의 주요 3개 도시 소비자 각 450명(총 1,350명)을 대상으로 김치 인지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독일인 16퍼센트, 프랑스인 18퍼센트가 ‘김치 또는 김치찌개를 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의 95퍼센트가 안다고 응답한 일본의 ‘스시’와 28퍼센트가 응답한 태국의 ‘팟타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완수 소장은 “100여 년에 걸쳐 자국의 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한 일본과 레스토랑 인증 제도부터 인력양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접근한 태국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K팝 열풍으로 인해 한국의 음식문화에 관심을 갖는 유럽인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김치 세계화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있다는 것이 세계김치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김치 인지도 조사와 함께 진행된 ‘김치 종주국’ 인지도 조사 결과에서는 김치를 안다고 응답한 사람 중 김치 중주국이 ‘한국’이라고 올바르게 답변한 비율이 70퍼센트 가까이로 나타났다. 세계김치연구소 측은 “기존의 우려와는 달리 김치 종주국을 일본과 중국이라고 오인하는 경우는 10퍼센트 정도로 나타나 김치가 세계화됐을 경우 타 국가에서 김치를 자국의 음식으로 주장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오는 11월 5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김치, 김장문화의 인문학적 이해’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한국인의 삶과 김장’, ‘한국 김장문화의 역사’, ‘김치재료 및 제조기술의 역사적 고찰’ 등 한국인의 생활 자체인 김치에 대한 최초의 인문학적 고찰을 할 계획이다.

글·박미숙 기자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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