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 아이가 너무 좋아해요. 지난번 첫 수업 듣고 와서 정말 좋아했어요. 한 시간 동안 그 작가가 왜 이런 작품을 만들고 왜 이런 표현을 했는지 설명을 듣고, 그 다음에는 직접 작품도 만들고 하니까 아이도 쉽게 이해하고요. 사실 미술(감상)이 좀 어렵잖아요.”
10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마주친 주부 조수미(40·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씨는 첫째 아이가 독서·문화 프로그램 ‘근·현대 미술작가 꿈 따라 길 따라 체험’에 참여하는 동안 둘째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 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었다.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꿈 따라 길 따라’는 전문 강사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근·현대 미술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조소·회화 등 미술창작 활동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엄마도 함께할 수 있다.
맞은편 세미나실에서는 동화작가 백은하 씨가 초등학교 3~5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맛있는 동화여행’을 진행하고 있었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까지 해 보는 전형적인 독서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3시 30분부터 1시간 30분씩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2학년과 3~5학년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전에는 성인 대상 동화작가 수업도 있다.
주부 김윤미(36·서울 동작구 대방동) 씨는 “집에서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이곳 프로그램이 좋아서 딸아이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딸 이윤경(10·중대부속초) 양은 “혼자 하는 프로그램은 친구들이랑 해서 재미있고, 엄마와 하는 프로그램은 엄마가 의지가 돼요”라고 말했다.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은 지난 1979년 ‘세계 어린이 해’를 기념해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도서관으로 세워졌다. 어린이 장서 27만권을 소장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고 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체험형 독서·문화 프로그램이 많다.
매월 첫번째 토요일 도서관에서 열리는 ‘옛놀이 책놀이 한마당’도 그중 하나다. 전통놀이 연구가를 초청해 다양한 전통놀이와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가족 단위 서울 시민이라면 미리 신청할 필요 없이 시간에 맞춰 와서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정보자료과 이승주 사서는 “상설 프로그램을 통해 부담 없이 가족과 함께 문화체험을 하고, 체험시간 전후로 도서관에서 책도 읽으며 어린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이용하는 습관을 길러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장애인 등 정보문화 취약 계층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독서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식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독서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노년층을 위한 동화구연 교육 프로그램 ‘이야기 보따리 할머니’를 운영해 이곳에서 교육받은 뒤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일자리를 찾은 어르신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개관 일수는 327일이며 하루 이용객은 3,400여 명(어린이 1,500명, 청소년·성인 1,800명), 새책이 들어오는 수요일 오전에는 인근 수도권에서까지 어머니들이 몰려와 대출해 간다고 한다.

충남 예산초, 교육과정 연계한 독서활동으로 큰 호응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정보자료과 이은자 과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며 다음날 제주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운 유송숙 관장을 대신해 대통령상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공공도서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학생들이 꾸준히 자발적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강점을 가진 곳이 바로 학교도서관이다.
올해 전국 도서관 운영 평가에서 학교도서관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충남 예산초등학교는 지역 주민과 도서관 전문가·독서 전문가가 참여하는 도서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도서관 운영을 활성화하고, 전문성을 끌어올린 부분이 인정됐다.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든 노력도 더해졌다.
예산초 박재신(56) 교장은 “운영 평가 현장 실사를 받으면서 보다 나은 독서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미흡한 시설을 보충하고, 도서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서교사와 학년별 담임교사가 긴밀하게 협조해 교육 과정과 연계한 독서 교육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학급당 매주 1회씩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함께 ‘창의적 체험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독서 수업을 한다. 이를테면, 그림자가 크고 작아지는 현상을 배우는 3학년 2학기에는 그림자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누구 그림자일까>를 읽고 과학적 원리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하는 수업을 하는 식이다.
또 1학급 1책 읽기, 독서 3종 경기, 사제동행 독서토론 동아리활동을 통해 교내 독서문화가 융성하도록 하고 있다. ‘학부모를 위한 시인 초청 강연’, ‘학부모가 직접 진행하는 인형극과 마술공연’ 같은 문화 행사를 통해 학교도서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활동까지 곁들였다.
예산초 학교도서관 양정숙 사서교사는 “학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집에서 책을 읽는다, 아이가 변했다’고 말씀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 도서관 평가는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병영도서관, 교도소도서관 등 총 3,26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모두 42개 도서관이 상을 받았다.
글과 사진·남창희 객원기자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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