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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문화적 친밀감으로 남북 거리 좁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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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통일에 대해 모든 세대가 함께 논의하고 공감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의 소통 행사가 4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국민통합위원회와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EBS가 공동 개최하는 청춘 토크콘서트 ‘통일드림’의 첫번째 행사가 9월 2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문화, 통일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현묵 MC가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는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문화로 만들어가는 통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개그우먼 장효인과 새터민 청소년 그룹홈 대표 김태훈, 평양예술학교 출신 소해금 연주자 박성진, 탈북 방송인 김아라 씨 등이 패널로 참여해 청년세대의 통일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다음은 토론회에서 오간 문답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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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어떤 인연이 있는지?

장효인 “2년 전 일본유학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 점장님으로부터 왜 너희 나라는 남과 북이 분리돼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으로 분단 현실을 깨닫게 됐어요. 전 세계가 남과 북을 주시하고 있구나, 하나가 돼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김태훈 “9년 전 ‘하루만 자고 가요’ 하는 탈북 소년의 요청에 하룻밤 자게 된 인연으로 지금은 탈북 소년 10명의 ‘총각아빠’가 됐어요. 우리 가족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가족>으로도 소개되고 있어요.”

김태원 “제게 통일은 곡 쓰기로 시작됐어요. 1993년 ‘부활’로 큰 성공을 거둔 뒤 그에 대한 보답으로 ‘244 저무는 날의 끝’이란 통일을 소재로 한 노래를 작곡했는데 큰 관심을 끌진 못했어요. 지금 다시 투‘ 비원(To be one)’이란 통일에 관한 곡을 쓰고 있어요.”

3북한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우리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데?

박성진 “1980년대부터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 음악을 몰래 들었어요. 당시 ‘사랑의 미로’가 한국 가요인지도 모르고 들었어요. 지금은 USB가 있어서 한국에서 드라마가 끝나고 일주일이면 들어간답니다. 처음에는 물물교환 식으로 퍼지다가 지금은 ‘장마당’에서 돈 주고 거래가 될 정도로 매우 활성화돼 있어요.”

김아라 “제가 북한에 있을 때에는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스타킹> 등이 유명했어요. 배우로는 배용준, 장동건 등이 유명했고요. 그분들이 탈북 동기가 되기도 해요. 남한에 가면 다들 그럴 거다 하고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웃음).”

북한에서 그룹 ‘부활’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나요?

박성진 “DVD로 봤어요. 충격을 받은 게 여자인가 싶었던 김태원씨의 긴 장발이었어요. 북한에선 장발을 할 수 없어요. 또 무대 퍼포먼스로 기타를 마구 흔드는데, 북한에서 그러면 정치범수용소에 가요. 학교에서 기타를 치며 그룹 부활의 노래 ‘희야’를 많이 불렀어요.”김아라 “저는 중국에 와서 이효리의 ‘10minutes’을 듣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배꼽티도 놀랍거니와 남자를 10분 안에 유혹한다는 말 때문에요. 북한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거든요.”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문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박성진 “동경심이 가장 커요. 또 북한의 모든 영화나 음악이 당에 대한 충성을 담고 있는데,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은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사람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공감을 해요.

또 다양한 장르, 가사로도 매혹되고 멜로디로도 매혹되고요. 한국 드라마를 보며 동질감을 많이 느끼면서 동시에 한국은 왜 저리 잘사나에 의문을 가져요. 한국의 문화콘텐츠들은 마치 마약처럼 빠져들게 만들어요.”

김태훈 “우리집에 사는 아이 한 명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화려하고 너무나 좋았다고요. 다른 아이 한 명도 드라마를 보고 탈북했을 정도예요. 북한에서 본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을 남한 드라마에서 다시 보며 친밀감을 느낀다고 해요. 바로 그런 점들이 남북한 간의 거리감을 좁힌다고 봐요.”

남북한이 서로 닮은 점이 있다면?

김아라 “북한에서 어쩌다 옥수수떡이 생기면 엄마는 배부르다고 우리 자매에게 양보하셨어요. 남북한 모두 모성애가 강한 점이 닮은 거 같아요.”

김태훈 “제가 창피한 걸 참으며 아이들 때문에 전교학부모회장도 해 봤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란 두 글자는 따로 있는 거 같더라고요.”

박성진 “남존여비 사상도 남북 모두에 있고, 북한이 좀 더 강한 편이에요. 또 모이면 술과 노래를 즐기는 문화도 남북한이 같아요.

북한에서는 특히 집에서 파티를 많이 하는데, 마지막엔 음악을 켜고 춤을 추거나 잔을 치며 노래를 해요. 술병에 숟가락 넣고 마이크 삼는 건 남북 마찬가지고요(웃음).”

통일이 되면?

김태원 “비무장지대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규모가 커지고 인구감소 문제도 해결되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한 나라가 될 것 같아요.”

박성진 “제 고향인 평양의 모교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그리고 북한 주민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돼요.”

김아라 “남한 맨 끝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기차여행을 하고 싶어요. 제 고향이 함북 회령인데, 어릴 때 놀던 곳에 가보고 싶어요.”

김태훈 “제가 생각하는 통일은 우리 집 막내가 엄마·아빠를 만나는 날입니다. 분단이 되어 많은 이산가족이 연로해져 세상을 떠나고, 젊은 사람들은 통일을 먼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 곁에 있는 2만7천명의 북한이탈 주민들을 통해 통일을 염원하는 맥이 이어지고 있어요. 그분들은 우리에게 고마운 이웃이에요.”

이날 방청석에서 토크콘서트를 지켜본 이은(건국대 중어중문학과) 씨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통일을 청년 눈높이에서 접근하여 통일에 대해 친근하고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통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이자 소명”이라 강조하고 이번 토크콘서트가 “미래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통일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글·박경아/사진·김현동 기자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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