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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춘추전국’ 올 겨울 코트 벌써 “앗,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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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개막이 임박할 즈음이면, ‘○강 ○중 ○약’이라며 판도를 전망하는 기사가 쏟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10월 12일 개막하는 2013~2014 시즌만큼은 섣불리 점쳐선 곤란하다. 10개팀 전력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 신인, 외국 선수라는 변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의 선전으로 여느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가 이에 걸맞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유례없이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장 우승에 근접한 팀은 역시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다. 정상급 가드 김시래의 이적은 분명 아쉽지만, 양동근과 문태영을 비롯해 외국 선수 2명까지 건재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내·외곽, 공·수의 조화는 올 시즌에도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비록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이 대표팀 차출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기강이 잘 잡힌 팀 문화 덕분에 비시즌 내내 효과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함지훈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2009~2010 시즌과 같은 위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는 유재학 감독의 포부가 더해져 모비스는 구단 역사상 첫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모비스를 견제할 세력으로는 크게 세 팀이 거론된다. 모비스의 챔피언 결정전 맞상대이자 외국 선수 2명을 그대로 잔류시킨 서울 SK는 전력이 탄탄하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 김선형을 비롯해 신인상을 받은 최부경, 식스맨상을 받은 변기훈이 건재하다. SK는 여름 내내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해 활용도가 떨어진 코트니 심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했다. “동료들이 심스를 믿기 시작했다. 애런 헤인즈와 팀 내 비중이 같아지길 기대하고 있다”는 문경은 감독의 바람이 이뤄진다면, SK는 보다 다양한 선수 조합을 통해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할 전망이다.

창원 LG는 과감한 투자에 행운이 더해져 단숨에 4강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급부상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문태종에게 ‘연봉 킹(1년간 6억8천만원)’ 타이틀을 안겼고, 지난 시즌 벤슨을 모비스에 내주는 대가로 김시래를 영입했다. 또한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힌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경희대)를 전체 1순위로 선발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무게감 있는 주전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다만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많은 만큼 조직력은 미지수다.

변수가 산재한 안양 KGC인삼공사의 행보도 궁금하다. KGC 인삼공사는 주전 면면만 살펴보면 모비스에 대항할 가장 유력한 팀이다.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춘 김태술과 양희종이 버티고 있고, 최현민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이 되어야 할 오세근의 활약 여부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발목 부상으로 2012~2013 시즌을 통째로 쉬었지만, 아직 컨디션이 들쑥날쑥이다. “개막 전부터 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사실 장담할 수는 없다.” 오세근 본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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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이냐, 새 별의 맹활약이냐

이름값으로 치면 원주 동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베테랑 김주성과 ‘슈퍼 코리안’ 이승준, 외국 선수 최우수선수 출신 허버트 힐이 버티는 골밑의 무게감은 ‘역대급’이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신인드래프트에선 경희대의 살림꾼 두경민을 영입했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지켜본 동부의 조직력은 아직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다.

빅 맨이 많아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는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차바위, 김지완, 김상규 등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빠른 템포의 농구를 구사할 계획이다.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찰스 로드, 리카르도 포웰 등 KBL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선수들을 지명한 건 반가운 대목이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에 들어선 KT는 올 시즌이 진정한 시험무대다.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의 노하우는 분명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큰 힘이 되겠지만 더딘 적응으로 데뷔 시즌을 아쉽게 마친 장재석, 임종일이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서울 삼성과 전주 KCC는 재건의 초석을 다졌다. 삼성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5퍼센트의 기적’이 일어나 전체 4순위로 박재현(고려대)을 손에 넣는 행운을 누렸다. 마이클 더니건, 제스퍼 존슨 등 외국 선수 선발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무게감 있는 포워드가 없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최하위 KCC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2의 허재’ 김민구를 선발했지만, 이와 더불어 가드진의 역할 중복이라는 숙제도 안게 됐다. 골밑이 여전히 약한 만큼, 일단은 하위권 탈출이 선결 과제다.

2명이 모두 출전하던 시절에 비해 비중은 줄었지만, 외국인 선수는 여전히 각 팀의 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모비스가 2012~2013 시즌 우승을 위해 전도유망한 신인 김시래를 내주며 벤슨을 영입한 게 단적인 예다. 올 시즌 역시 외국 선수들의 활약은 ‘경력 VS 신입’으로 요약된다. KBL에서 6시즌 연속으로 활약하게 된 애런 헤인즈(SK)와 리카르도 포웰(전자랜드)은 리그를 대표하는 ‘기술자’다. KBL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한 데다 센스가 뛰어나 올 시즌 역시 건재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헤인즈는 “최고의 자리를 지킬 자신이 있다. 나는 비시즌에 드리블과 3점슛을 더욱 발전시켰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뽐냈다.

이에 맞설 만한 테크니션으로는 데이본 제퍼슨(LG)이 거론된다. 제퍼슨은 유럽 최고 수준인 러시아 리그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경력이 있는 ‘거물’이다. 탁월한 탄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집중견제에도 내·외곽을 오가며 능구렁이처럼 득점을 쌓는다. 헤인즈의 라이벌이 된다면, 프로농구를 보는 재미도 배가될 전망이다.

글·최창환(점프볼 기자)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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