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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IT교육, 정보소외계층에 ‘희망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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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천에 사는 김기선(82) 어르신은 평안남도 평양 출신이다. 1948년 외삼촌과 함께 월남해 남한에 정착했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다 1993년 퇴직한 후 취미 삼아 인천 사이버시티센터에서 컴퓨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이지만 각종 IT대회에 출전해 본선에까지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해 금강산에서 동생들을 만난 그는 앞으로 동생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 신은경(14) 양은 중증장애를 앓고 있다. 친구들과 언어 소통이 어려워 학교에서 줄곧 조용히 지내기만 했던 신 양이 달라진건 컴퓨터를 배우면서부터다. 2011년 우연히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장애인 방문정보화교육을 알게 된 신 양은 그 해 11월부터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집에서 전문 강사의 1 대 1 맞춤 컴퓨터교육을 받게 됐다. 한글·엑셀 기초를 시작으로 자격증 과정과 올해 2월 엑셀 활용 교육까지. 방과후에는 무료한 시간들을 컴퓨터를 다루며 보냈다. 그 결실로 ITQ, 디지털 정보활용능력 등의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지난해 ‘전국특수학급 정보화제전’ 파워포인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장애로 인해 자신감을 잃었던 신 양에게는 이제 IT 전문가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신체적·사회적 제약으로 뜻을 펴기가 어려웠던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2014 국민행복 IT경진대회’가 6월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김기선 어르신과 신은경 양은 각각 최고령과 최연소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애인·고령자·결혼이민자 등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제27회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개최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하는 ‘국민행복 IT경진대회’는 2003년 ‘장애인·실버 정보검색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2천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정보소외계층에게 정보화의 동기와 성취감을 고취하고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IT로 함께하는 창조경제’라는 주제로 재능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능력을 살릴 기회가 적은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심어주는 자리가 됐다.

IT경진대회에는 지난 5월 지역 예선에 참가한 2,661명의 응시자중 본선에 진출한 408명(장애인 120명, 고령자 168명, 결혼이민자 12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정보검색과 문서작성, 인터넷활용 능력을 겨루었다. 결혼이민자 부문에는 러시아·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총 9개국 출신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문서작성·인터넷활용 능력 등 실력 겨뤄

캄보디아 태생인 박소연(26) 씨는 2007년 한국에 왔다. 이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 이름으로 개명할 만큼 한국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2012년부터 정보화교육을 통해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 산업인력공단에서 캄보디아어 번역가로 일하는 그는 앞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업무를 맡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박 씨는 “지난해 ‘국민행복 IT경진대회’에도 참가했는데 아쉽게 본선에서 탈락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꼭 좋은 성적으로 수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결혼이민자 부문 참가자인 어러서 철멍(41) 씨는 몽골출신이다. 결혼 10년차인 그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정보화교육(ITQ자격증 대비반)을 받았다. 가사와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두 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초보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본선에 진출한 그는 앞으로 자신과 같은 결혼이민자를 도울 수 있는 정보화 방문지도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회 이후 곧바로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상자에게 국무총리상 3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8점 등을 포함해 모두 70점의 상장이 수여되었으며 부상으로는 소정의 상금이 주어졌다. 국무총리상은 이무영(32·장애인 부문), 정수현(67·고령자 부문), 리아잉(32·결혼이민자 부문) 씨가 각각 차지했다.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3개 부문에서 미래부장관상 8명, 한국정보화진흥원장상 8명 등 총 70여 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고령자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정수현 씨는 부산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대회에 참가해 수상의 기쁨이 더 컸다.

IT경진대회는 국민 누구나 정보화의 열매를 함께 누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만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부대 행사로 참가자 전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모바일 경진대회를 진행해 ‘OX퀴즈’, ‘문자8282 보내기’ 등 스마트폰 활용능력을 겨루었다. 철가방극장 대표인 개그맨 전유성 씨를 초빙해 ‘IT강국 대한민국의 현실과 전유성이 바라보는 IT세상, IT로 함께하는 창조경제’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들었다.

또한 다양한 전시·상담 부스(정보통신보조기기, 창조경제, 어르신 IT봉사단)와 체험·휴게 공간(치매예방 게임존, 태블릿PC로 그리는 캐리커처, 시각장애인 안마체험 등)이 마련되어 행사에 참가한 사람 모두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창조경제 시대에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스마트 문명의 편익을 누리는, 함께하는 따뜻한 스마트 세상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재능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신체적·사회적 제약 없이 그 꿈을 활짝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허정연 기자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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