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6년 땀방울로 창단한 금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주민서비스 감동체험수기 대상 김난희
내가 살고 있는 충남 금산군은 굽이굽이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돌고 돌아야만 도착할 수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워낙 산골이다 보니 교육 환경이나 문화 생활을 즐길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다. 다시 대도시로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 사람들에게서 ‘복합문화복지공간’이라는 거창한 설명과 함께 금산다락원에 한번 가보라는 권유의 말을 들었다. 금산 다락원에서 놀랐던 점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라도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나도 몇몇 프로그램을 접하고 아이들도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열렸다. 금산다락원의 프로그램은 다양한 취미 생활은 물론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증 과정까지 다양했다.
내가 열심히 참여한 프로그램은 예술대학 과정이다. 악기를 배우고자 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모여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곳에 예산을 쓰라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세금 낭비라고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호응은 없었지만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 하나로 6년 여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지역문화 육성의 중요성을 직접 보여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피나는 연습을 거쳐 금산군의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봉사 연주회를 가졌다.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는 반대에 스스로 수강료를 인상하며 예술대학을 지켜냈다. 6년간의 이런 노력 끝에 2010년 수강생과 강사진이 뜻을 모아 금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창단 연주회날 공연장에서 지휘자의 지휘봉이 움직일 때마다 지난 6년이 떠오르면서 47명의 단원들과 믿고 후원해 준 학부모들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질 당시 첫 모임에서 담당 공무원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행정 절차에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여러분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서 더 많은 요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성과를 내려는 행정 이기주의적 사고를 탈피하고, 주민과 행정기관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치했던 것이다.

문화적 자산인 ‘제주어 골든벨’로 세대단절 복구
주민서비스 감동체험수기 금상 강상웅
초등학교 5학년인 막내 아들은 할머니의 구수한 제주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해 번번이 내게 구원 요청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이런 일은 비단 우리 집뿐만 아니다.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의 언어 소통 부재로 격차가 발생하고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고민 끝에 지난 2월 내가 활동하고 있는 제주시 이도2동 주민자치위원회 임시회의에서 역점 사업으로 ‘제주어 살리기’를 추진하면 좋겠다는 안건을 제시했다. 모 방송사의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사업 구상안을 내놓고 주민센터와 이도2동 관내 학교 측의 의견도 수렴해 추진이 결정됐다.
8월이 되자 참가 신청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학교 간 경쟁의식이 생겼는지 불꽃 튀는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드디어 골든벨 행사 당일인 9월 8일 참가 학생들이 하나둘 들어와 지정석에 앉더니 우리가 여름방학 전에 배포한 예상기출 문제를 꺼내 제주 사투리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가.
문제지는 연필로 새까맣게 칠해져 열심히 공부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골든벨이 진행되고 총 50문제 중 31번째 문제를 풀 때쯤 최종 1명만이 남게 됐다. 마지막 도전자는 남광초등학교 5학년 조효리 학생이었다. 쉽지 않은 문제일 텐데도 49번까지 혼자 맞춘 조양 덕분에 관중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마지막 문제가 출제되고 조양이 머뭇거리며 하얀 칠판을 들었다. 정답이었다. ‘제주어 골든벨’의 첫번째 우승자가 된 것이다. 진행자는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있기에 제주말은 우리 제주 사람들의 정신적 근간으로 남을 것”이라며 감격에 차 외쳤다.
조양은 “할머니의 제주말을 못 알아들었는데 표정과 행동을 보며 뜻을 이해하다 보니 다른 학생들보다 제주말을 더 많이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늘 집에 돌아가면 막내 아들에게 말해야겠다. 할머니의 제주말은 제주 사람들의 삶과 혼이 깃들어 있는 제주 역사의 영원한 뿌리라고.
주민자치센터 공간 활용해 ‘엄마들의 천국’ 만들어
주민자치 우수사례 금상 이선희
내장상동은 국립공원 내장산에 인접한 전북 정읍의 작은 마을로 무엇보다 이름에 내장산을 품고 있어 참 좋다. 남편과 아이들을 얻은 제2의 고향에 보답하고 싶어서 무작정 주민자치위원회 모집에 응모해 위원으로 선발됐다. 내장상동주민자치센터를 지상 2층으로 신축할 예정이라며 아이디어를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와 아기들이 맘 편히 갈 만한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자치위원들이 젊은 아기 엄마의 생각을 들어주신 덕에 주민자치센터 햇빛 잘 드는 1층 방 한 칸을 젊은 엄마와 아기들을 위한 자리로 내어주셨다. 약 64평방미터(19.5평)의 공간이 엄마와 아기들의 천국이 된 것이다.
매력덩어리 연주 엄마, 배울 게 많은 유준이 엄마, 손주를 봐주시는 은수 할머니, 교육 자료를 나눠주는 태연이 엄마 등등이 모여들었다.
여기서 알게 된 사실 한 가지는 엄마들의 고민이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거다. 육아나 교육, 일자리 문제에 대해 커피 한잔 나눠 마시며 해결책을 찾아보게 됐다.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회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는 커피 콩을 기부했고 작은 공간이지만 ‘영유아 플라자’라는 그럴듯한 이름도 생겼다. 힘든 못질이라도 하겠다며 아빠들도 나섰다.
1년간 자원봉사자로 아기를 돌봐준 태연이 엄마, 이연승씨가 초대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율동 잘하는 엄마는 율동을, 책을 읽어주는 엄마는 구연동화를 하며 품앗이 교육도 시작했다. 필요한 것을 서로 가져오는 고마운 엄마들을 보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복지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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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