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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야기가 있는 향토보물들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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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증도면 장고마을의 ‘명품해풍건정’, 경북 경주시 감포읍의 ‘감포깍지길’,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의 ‘안반데기마을’과 충남 보령시 청라면의 ‘은행마을’이 가장 우수한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4’선에 선정됐다.

제1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안전행정부가 개최한 ‘우리마을 향토자원 경연대회’ 결과다. 안행부는 한국지역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심사해 17개 시·도에서 추천된 145개 향토자원을 대상으로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을 선정했다.

베스트 30선에 오른 향토자원들은 향토성, 참신성, 가치성, 활용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안행부는 밝혔다. 공모 대상은 지역 또는 전통성을 지니면서 향후 지역 발전과 연계할 가치가 있는 자연·인공 자원이며, 지역 주도로 조성된 자원들이 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중 다시 우열을 가린 결과 네 개 마을의 향토자원이 베스트 4선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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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이용해 전통 방식의 건정 개발
전남 신안군 증도면 장고마을 ‘명품해풍건정’

베스트 4선 중 가장 우수한 향토자원으로 선정된 전남 신안군 장고마을의 ‘명품해풍건정’은 명품 천일염을 이용해 전통 방식의 건정을 개발한 사례다.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 이 지역 사람들은 갯벌 천일염에 절인 생선을 햇볕에 잘 말려 보관했다가 명절과 제사 등 특별한 날에 사용했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집집마다 햇볕과 해풍에 생선을 말리고 있는데 이렇게 말린 생선을 ‘건정’이라 부른다. 건정은 천일염으로 두 시간 이상 절임을 하고, 40일 정도에 걸쳐 말리는 기간을 갖는 대표적인 슬로푸드 음식이다.

이곳 지역민들은 건정뿐 아니라 어란과 젓갈, 전통주, 천일염 등 다양한 향토 식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슬로시티로 알려져 있는 증도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특산품인 건정 판매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신안 섬 주민들에 의해서만 전해 내려온 건정을 다양한 음식 및 생태 관광과 연계했다는 점에서 참신성을 인정받았다.

장고리 부녀회의 최연아 씨는 “평소 집에서 제사 음식을 준비하거나 오래 두고두고 먹으려고 집 앞에서 잡히는 민어·숭어·농어·물메기·우럭·망둥어 등을 말려서 건정을 만들었다”며 “이 건정이 최근 몇 년 사이 효자 상품이 될 줄 몰랐다.

건정으로 고추장도 만들어 보고 체험행사도 해 보면서 다양한 건정 음식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전통 생활습관 계승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깍지길

감포깍지길은 인공 자원으로 꾸며진 생태 공간이다.

‘깍지길’은 연인과 함께 깍지 끼고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1937년 들어온 근대문화유산과 바다와 어우러진 미개발된 자연경관이 특징이다. 이 지역에는 일제강점기 가옥 100여 채와 좁은 골목을 비롯해 송대말등대, 용굴, 오류고아라해변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다.

이러한 자연 경관을 자산으로 전통 생활습관을 계승하는 짚공예·목공예·목화밭 홍보관을 지역민 단체가 직접 운영한다는 참신성을 인정받았다. 감포 지역의 자연과 읍민들의 자질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발굴해 지역 브랜드를 창출하기 위해 감포읍사무소에서 일자리지원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역민들의 노력으로 관광객은 전년 대비 20퍼센트 정도 증가했다.

감포깍지길진흥회 서삼란 이사는 “감포깍지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먹거리를 좀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고된 일이 끝나고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짚공예를 하고, 조청을 고아 엿을 만들고, 목화를 심어 씨를 바른다”며 “감포깍지길이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건 보이지 않는 지역민들의 땀과 수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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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의 삶과 애환을 테마관광 상품으로 개발
강원 강릉시 대기리 안반데기마을

안반데기마을은 화전민들이 소와 함께 밭을 일구던 개척 정신과 애환이 담긴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안반데기는 떡메로 쌀을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안반덕의 강릉식 발음이다.

해발 1,100미터의 고산 지대로 1970~80년대 화전민의 삶과 애환을 테마로 관광사업을 개발했다는 참신성을 평가받았다.

안반데기 사료전시관, 귀틀집을 복원한 운유촌, 멍에전망대 등을 통해 화전민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화전민 사료전시관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무성한 잡초와 자갈로 뒤덮인 척박한 땅을 곡괭이 하나로 일구어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한 과정과 1970~80년대 화전민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귀틀집을 복원한 운유촌은 불을 피워 방을 덥히는 구들장 방식의 민박과 방문객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멍에전망대는 강릉시와 동해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곳으로 동해 일출과 함께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대기4리의 유시복 이장은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처음으로 열리는 지방자치박람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향토자원으로 선정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구름도 쉬어간다는 힐링의 고장 안반데기마을을 앞으로도 소중히 지키고 가꿔서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4‘노란 은행마을’ 특화해 지역 소득증대 기여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은행마을

은행마을은 토종 은행나무가 군락으로 서식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전국 토종 은행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과 토마토, 쌀 등이 이 지역 특산품이다.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색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인근에 충남 지정문화재인 ‘신경섭 고가’ 등 고택과 돌담 등이 어우러져 시골 정취를 자아낸다.

옛날부터 장현마을 뒷산은 산세가 뛰어나고 골이 깊어 많은 짐승들이 살았다. 특히 까마귀가 많이 살고 있어 사람들은 이 산을 ‘까마귀산’(오서산)이라고 했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산 아래 동쪽 작은 못 옆에 마을을 지키는 누런 구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 구렁이는 용이 되기를 빌면서 1천 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드디어 1천 년이 되던 날 구렁이는 황룡이 돼 여의주를 물고 물줄기를 휘감으며 하늘로 올라갔는데, 멀리서 까마귀들이 이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몇 년 후 까마귀들은 어디에선가 노란 은행 알을 발견하고는 용이 물고 있던 여의주라고 여겨 자기들이 살고 있는 이 곳으로 물고와 장현마을에 은행나무가 서식하게 됐다고 한다.

1천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는 마을 특성을 활용해 주민들 스스로 ‘은행 털어 대박난 마을’을 주제로 축제를 기획하고 관광상품화한 참신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독특한 마을 풍광과 환경이 보존할 가치가 높은 향토자원으로 꼽혔다.

은행마을 사람들은 녹색농촌 체험마을 조성 운영과 농어촌 축제 지원, 은행 수확 판매로 지역소득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3년 지역축제 연계 소득 1억600만원, 간접소득은 3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장현리의 박근식 이장은 “은행마을의 특화를 통해 농촌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소득을 향상시켜 지속 가능한 마을 향토자원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마을 대표와 유관 기관·단체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주치 및 마을장터 공간으로 다목적 광장을 조성하고, 주민참여 체험형 마을축제 아이템을 개발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또한 향후 발전 방안의 하나로 은행마을 기업화도 추진 중이다.

 

서울 양재동 aT센터가면 볼 수 있어

앞서 사례로 든 베스트 4선 외에도 부산 동구 초량동의 이바구길, 대구 달성군 화원읍의 마비정 벽화마을,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장흥역 문화예술 체험거리 등 각 시·도의 우수한 향토자원들이 각각 베스트 30선에 선정됐다.

이번 심사에 참여한 김귀곤 심사위원장(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은 “경연대회에 맞는 향토성, 참신성뿐만 아니라 주민과 지역사회의 주도성, 지자체의 의지 등 향후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도 중점 요소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지역의 발굴되지 않은 향토자원이 이번 베스트 30선 선정을 계기로 더욱 알려지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옥 안행부 제2차관은 “베스트 30에 선정된 향토자원들이 많이 홍보돼 발전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 간 컨설팅 등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행부는 이번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선정된 자원들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하는 제1회 지방자치박람회 ‘지방자치 스타브랜드 특별전’에 전시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글·박미숙 기자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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