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늦여름 뜨거운 태양도 이들의 열정을 이기지 못한다.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노를 저으면 파도라도 친 듯 호수의 푸른 물이 튀어 오른다. 노를 젓는 팔에선 숨은 근육이 용솟음치고, 검은 선글라스 사이로 땀이 쏟아져 내린다. 8월 24일 개회식과 함께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막이 올랐다. 경기가 열리는 충북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모인 각국 선수들은 25일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 예선전을 시작으로 치열한 메달 레이스에 돌입했다.
‘세계를 향한 꿈과 도전’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대회에는 81개국 2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메달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정은 아시아와 비아시권 국가와의 실력 격차가 매우 크다. 종목을 불문하고 종주국 영국을 비롯해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미국·캐나다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는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마에 드라이스데일(뉴질랜드·35)이다. 남자 싱글스컬에 출전하는 마에는 이 종목 세계기록(6분 33초 35) 보유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개의 금메달을 땄을 정도로 싱글스컬에서 독보적인 실력자다. 조정계의 ‘우사인 볼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정 선수치고는 많은 나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이 유력하다.
헤미시 본드(뉴질랜드·27)와 에릭 머레이(뉴질랜드·31)는 콕스리스페어(2인승)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두 사람은 이 종목 세계기록(6분 08초 50)을 가지고 있다. 5년 전부터 호흡을 맞췄는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합작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캐롤라인 린드(미국·31)가 눈에 띈다. 에이트에 출전하는 캐롤라인은 미국팀이 올림픽 2연패를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4차례나 금메달을 가져갔다. 캐롤라인이 소속된 미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세계기록(5분 54초 16) 경신에 도전한다. 그 밖에 남자 에이트에 출전하는 마르틴 자우어(독일·31), 남자 에이트 피트 리드(영국·32), 여자 쿼드러플스컬 에스터 로프그렌(미국·28) 등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한국은 경량급 지유진·이학범에 메달 기대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싶지만 메달권 진입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종주국인 영국 등 유럽 국가와는 현격한 수준 차이가 있고 아시아권에서도 중국과 일본에 뒤처진다. 2012 런던올림픽에 남녀 싱글스컬,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 등 세 종목에 출전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했다.
그래도 경량급에서는 해볼 만하다. 조정은 체중 제한을 둬 아시아권의 선수들에게 유리한 경량급 종목을 따로 진행한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 3월 호주에서 열린 삼성월드로잉컵 대회에서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에서 은메달을 딴 지유진(25·화천군청)과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에서 동메달을 딴 이학범(20·수원시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7년째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지유진은 파이널A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들이 한번도 넘지 못한 마의 벽이다. 지유진은 “유럽이나 오세아니아 조정 강국 선수들을 국제 대회에서 자주 만나면서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호주서 얻은 자신감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학범은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촉망받는 기대주다. 중학교 때 친구를 따라 조정을 시작했다가 5년 만에 국가대표 에이스가 됐다. 이학범 역시 파이널A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학범은 “경량급의 경우 체중 감량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대회를 위해 식단 조절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며 “최선을 다해 우리나라 조정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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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