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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열정과 ‘나만의 무기’로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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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가 발효된 지 1년이 지났다. 기계·전기·전자·화학 등 각 분야의 많은 중소기업이 관세혜택을 받으며 미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기업 경영자들은 한·미FTA로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게 됐고, 높아진 국가 위상으로 인지도와 이미지가 나아진 덕분에 수출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제품 소개를 위해 주로 전시회를 활용한다. 각종 전시회는 면담 일정 잡기도 어려운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없는 살림을 모아서라도 참가한다. 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하다 보니 전시회장 구석의 초라한 부스에 제품을 전시하게 마련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한국관을 차려준다면 더 많은 중소기업이 수출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많은 중소기업인들은 지적한다.

한·미FTA 활용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출기업인 대부분 한·미 FTA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정보가 부족했다. 물론 무역협회나 코트라에 연락하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파주·동두천·시화공단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종업원 10명 미만의 수출기업들은 한나절 시간을 내서 서울에 보낼 직원조차 마땅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사장은 “각 공단을 방문해 설명회라도 열어주면 더 많은 기업인이 한·미FTA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처음 수출을 시도하는 기업을 위해 통역을 지원하는 것만도 큰 도움이다. 수출입 업무를 주관할 정도로 영어회화 능력이 뛰어난 직원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적다. 수출을 위해 미국 바이어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정부가 이를 도와준다면 영세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인들이 정부 지원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뜨거운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뜨거운 마음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생기고 돌파구가 보인다”며 “어떤 경우에도 한계에 얽매이지 말고 돌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은 목숨을 건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는데 한두 번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서 좌절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똑똑하기만 한 사람은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지만 열정이 있는 사람은 열 번 넘어져도 열한 번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나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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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긴가민가… 요즘은 주위에 홍보”

인조대리석 제조 라이온컴텍

라이온켐텍은 대전의 인조대리석 제조업체다. 이 회사 공장에는 3층 높이의 탱크가 우뚝 서 있다. 여기서 조제된 화학재료가 배관을 타고 내려온다. 이 재료가 금형에 담기고 적정온도에서 반응하며 천연대리석을 대체하는 인조대리석이 된다. 인조대리석은 각종 색상과 무늬가 들어 있어 미려한데다 작은 구멍이 없어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인조대리석은 300여 종에 이른다.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미국·일본·중국·독일·영국 등지로 수출한다.

이 회사는 올해 미국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0퍼센트 늘려잡았다.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은 “지난해 약 1500만 달러어치를 미국에 내보냈는데 올해는 1800만 달러를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열네 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동안 20가지가 넘는 직업을 전전하며 일을 배웠다. 사업은 1973년 시작했다. 건설현장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다 아예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골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인조대리석이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박 회장은 한·미FTA를 도약의 기회로 본다.

인조대리석의 미국 관세율이 6~6.5퍼센트에서 매년 0.6퍼센트 포인트 낮아지다 10년 뒤에는 관세가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이미 한·미FTA 덕을 보고 있다고 설명한 이유다. 미국을 수없이 오가며 발품을 팔고 노력해도 이루기 힘든 성과를 한·미FTA가 대신 해결해준 셈이다.

“FTA 발효 전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지금은 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협상인지 이해하고 있습니다. 주위에도 FTA 효과를 이야기하며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FTA 내용 알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용접기·절단기 제조 파워웰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파워웰은 용접기와 절단기를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다. 주력 수출품목은 플라즈마 절단기다.

은종목 파워웰 사장은 3년 내 미국수출을 3배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70만 달러에서 3년 내 200만 달러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역시 한·미FTA가 있다. 주력 수출품인 인버터에 붙는 관세 4.4퍼센트가 FTA 발효로 철폐된 것이다.

파워웰은 인버터 플라즈마 절단기를 국산화한 기업이다. LG전자 같은 대기업에 용접 자동화 설비를 공급한다. 제품 상당수는 미국으로 수출한다. 이 회사 사무실 벽면에 붙어 있는 특허증 등 20여 건에 이르는 지식재산권 관련 인증서가 그가 흘린 땀을 보여준다.

은 사장은 “창업 당시만 해도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미국이나 독일에서 용접기를 수입해 사용했는데 이제 우리 제품을 들고 미국시장을 공략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은 사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데는 한·미FTA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몇 가지 도움만 있으면 더 많은 기업이 FTA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 때 중소기업 부스 만들면 큰 도움”

혈당측정기 제조 아이센스

아이센스는 혈당측정기 제조업체다. 아이센스는 광운대 화학과 교수들과 이 학교 석·박사과정 연구원들이 2000년 창업한 실험실기업이다. 공동 창업자인 차근식 사장과 남학현 부사장은 2012년 매출 4,000만 달러 가운데 절반을 미국에 수출했다.

아이센스는 종업원 380명 가운데 49명이 석·박사인 연구개발기업으로 제품에 대해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차 사장은 “우리가 생산하는 혈당측정기의 품질은 다국적기업 제품과 겨룰만하고 가격은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의 혈당측정기는 극소량의 피만 있어도 5초 안에 혈당을 잴 수 있다. 크기는 담뱃갑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어떤 글로벌 기업에 비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미국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가방에 제품을 가득 담고 미국 주요 도시를 찾아다니며 바이어를 만나고 다녔다. 차 사장은 “전시회는 큰 도움이 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참가 자체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한국 중소기업 부스를 만들어 기술력 있는 검증된 기업을 초대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모델·서비스로 글로벌 거인과 맞서”

레이저 가공기 제조 한광

‘한국의 빛’이라는 의미의 한광은 계명재 사장이 1990년 5월 부평에서 직원 4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회사는 조금씩 성장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내 거래처가 막히자 계 사장은 직접 제품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카고에서 플로리다, 뉴욕에서 시애틀까지 레이저 가공기 딜러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다. 막무가내로 찾아가 만나줄 때까지 따라다니고는 했다. 계 사장은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만난 바이어와 딜러들은 “이렇게 품질이 좋은데 왜 진작 연락하지 않았느냐”며 “가격에 비해 성능이 아주 뛰어나다”고 격려해줬다.

한광의 주력시장은 여전히 미국이다. 한광의 2012년 수출액은 약 2,000만 달러였다. 이중 미국을 중심으로 미주지역이 약 절반을 차지한다. 계 사장은 지난해에는 한·미FTA 덕분에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계 사장은 “전체 직원의 약 20퍼센트에 이르는 22명을 연구개발팀에 배치하고 매출액의 10퍼센트 안팎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다양한 모델과 밀착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거인과 맞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기업인 임무”

중장비 제조 대모엔지니어링

중장비 제조기업인 대모엔지니어링의 이원해 회장은 한·미 FTA의 효과를 더욱 잘 살리려면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거대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살 수 있다. 이를 두고 걱정하며 도움을 구하기보다 겁먹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기업인의 임무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길은 열리게 돼 있다”고 말한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지난해 800만 달러를 기록했던 미국 수출 물량을 올해는 1,000만 달러 수준으로 늘려 잡았다. 한·미FTA 덕분에 수출 전망이 그만큼 밝아졌다고 판단해서다.

글·김낙훈 (한국경제신문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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