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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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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어느덧 소방방재청 재난징후 정보제보의 문을 두드린 지 1년이다. 14년 전 충남 연기군(지금의 세종시)에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며 새로운 삶터를 잡은 나는 먹고살기 바빴던 터라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 안전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지역 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도배 등의 여러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 위험요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또 재난징후라는 것을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만 여겼다.

나는 1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데 도로가 움푹 팬 곳을 발견했다. 브레이크를 잡고 급정거해야 했고, 앞으로 고꾸라질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뒤따라오던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

주민들의 왕래가 빈번한 도로가 이렇게 위험한데 시청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시청에서는 다음날 바로 도로가 팬 곳을 복구해 주면서 재난징후 정보제보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알려줬고, 이후 재난징후 정보 서포터스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재난징후 정보제보 제도를 알고 난 뒤로 주변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생활 속에서 위험요소가 보이면 즉시 제보했다. 그리고 위험한 곳들이 하나씩 정비될 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을 보면서 한순간의 방심이 대형 재난·재해를 부르고 그로 인해 행복이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한편으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재난징후를 제보하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느끼게 됐다.

지난해 세종 한솔고 앞을 지나던 때의 일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나가던 학생들이 키 높이로 설치된 볼록거울에 머리를 부딪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됐다. 처음에는 ‘에이, 조심 좀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일이 자주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제보를 통해 거울의 높이를 조정했다.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 도배를 해 드리는 것도 봉사이지만 주변의 위험요소를 제보해서 개선시키는 것도 봉사일 것이다. 연기군에서 세종시로 바뀌면서 공사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오늘도 식당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기 전 동네 한 바퀴 돌아봐야겠다.

 

글·이대순 소방방재청 재난징후 서포터스 세종시 조치원읍 침산리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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