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 <구름빵>은 2004년 출간돼 4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비 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고양이들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날아가서 아침을 거르고 출근한 아빠 고양이에게 빵을 가져다 준다는 이야기다.
이 그림책은 2005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반입체 기법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책으로 보는 듯한 흥미로운 구성과 기발한 상상력이 압권인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이후 프랑스·대만·일본·중국·독일·노르웨이 등에 수출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고 TV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2차 콘텐츠로도 가공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정보문화진흥원이 <구름빵> 테마파크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나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주제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구름빵>의 선전과는 달리 원작자가 손에 쥔 수익은 2천만원이 채 안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낳았다. <구름빵>의 원작자인 백희나 씨는 2004년 당시 2차 콘텐츠 등 모든 저작권을 출판사에 넘기는 조건으로 850만원을 받았다. 이른바 ‘매절계약’으로 신인이나 무명 작가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출판 관행이며 한꺼번에 일정 액수를 받은 뒤 이후로는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는 계약을 뜻한다.

이후 전시회 지원금 명목으로 약 1천만원을 추가로 받은 것이 백 씨의 창작물에 대한 대가의 전부였다. 통상적 계약대로라면 백 씨는 10퍼센트의 인세를 받을 수 있다. 정가 8,500원인 단행본 <구름빵>의 인세 소득만으로 3억4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백희나 씨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가로서 법률이나 사업에 대해 무지몽매했고, 출판사와 계약서를 쓸 때도 파트너라는 마음에서 믿고 맡겼다”며 “이후 내 창작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재창조돼 퍼져나가는 걸 지켜보며 작가로서 회의를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차기 작품을 내놓은 2010년까지 7년간 심각한 슬럼프를 겪으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구름빵>은 내 자식이지만 내 자식이 아니다. 마음에서 지우려 한다. 다시는 나 같은 작가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주재한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에서 <구름빵>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구름빵> 콘텐츠가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도 작가가 얻은 수익은 2천만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래서야 한국에서 조앤 롤링(<해리 포터>를 쓴 영국 작가)이 나오길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의 생명은 창의성인데 창의성을 저해한다든가 산업 진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은 하루속히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사인 한솔교육 측은 “계약서대로 적법하게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출판업계는 이 같은 불공정계약 사례는 신인 작가의 경우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2차 콘텐츠가 나오면 원작자와 계약을 갱신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인 작가의 경우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인지하기 힘들고, 출판사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2의 <구름빵>’ 사례를 막고, 정부가 4대 국정 지표로 설정한 문화융성을 위해서는 창작자의 권리 보호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문화예술인 대상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정부는 원작자를 보호하고 저작권 문화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저작권 보호가 취약한 1인 창조기업(출판사)을 비롯한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올해 중 저작권 취약지대에 놓인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컨설팅과 분쟁 조정 등 저작권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각종 법률 지식이 부족한 문화예술인에 대한 저작권 교육사업을 전개해 실효성을 높인다. 현장 실무인력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아카데미’의 경우 방송·영상, 음악, 출판, 만화, 인터넷사업 등으로 과정을 구분해 각 분야별 사례 중심의 심화 교육을 진행한다. 분야별로 4~6월 모집해 15시간에 걸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체부는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에 걸맞은 ‘창의 생태계’ 구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글·허정연 기자 20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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