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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웃다 울다… 문화예술의 힘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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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창작국악그룹 ‘아나야’가 다문화가정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할 때였다. 아나야가 퓨전 국악을 장르로 공연하는 그룹인 만큼 필리핀, 베트남 민요 등을 편곡해 관객에게 들려줬다. 반응은 뜨거웠다. 머나먼 땅에서 고향의 노래를 듣는 기쁨에 객석에서는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나야의 민소윤 대표는 공연 후 그에게 찾아온 한 방글라데시 주부 이야기를 꺼냈다. “주부 관객분이 방글라데시에도 좋은 민요가 참 많은데 공연 때 듣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얘기하더군요. 방글라데시 민요도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해 공연 때 꼭 들려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나야가 문화나눔으로 ‘신나는 예술여행’을 시작한 첫해였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이들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나누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2004년부터 시작돼 문화 인프라

시설이 약한 소외지역 주민과 군부대, 교정시설, 장애인, 노령층 등을 방문하고 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종류도 문학·시각예술·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등 다양하다. 재원은 복권기금에서 지원한다.

아나야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신나는 예술여행’에 참여했다. 문화나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아는 공연 팀들이 소개해 준 것이 계기가 됐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다문화가정, 2012년에는 농·산·어촌, 그리고 올해는 교정시설을 찾아다니며 공연했다.

해마다 기억나는 공연과 느껴지는 감동은 달랐다. 민 대표는 다문화가정 관객들과 함께한 공연을 다시금 떠올렸다.

당시 아나야는 네팔의 민요 중 한 곡을 아리랑과 같이 편곡해 새로운 곡을 만들었다. 공연하는 날, 다문화가정 관객이 많이 찾아왔다. 민 대표는 “한 베트남 주부가 어렸을 때 듣던 자장가라며 들려줘서 고맙다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건강한 공연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각지의 교정시설에서 수감자를 대상으로 문화나눔을 했다. 공연을 본 수감자들에게서 편지도 종종 온다. 처음에 수감자들의 편지를 받았을 때는 경계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손편지에 또박또박 쓰여진 글씨와 함께 그려진 그림을 보자 이내 감동을 받았다.

민 대표는 “음악을 더 듣고 싶은데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며 내년에도 꼭 와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며 “요즘도 편지를 주고 받고 있는데 이런 것이 문화나눔이 주는 보람”이라고 말했다.

4년째 문화나눔을 하다 보니 고민도 많다. 공연마다 매번 다른 관객의 요구를 어떻게 만족시킬지에 대한 고민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많은 공연장은 트로트를 편곡해서 넣고 학생들이 많은 곳에서는 인기가요를 프로그램에 넣는다.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최선을 다할지 고민하는 것이 아나야가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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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유일의 ‘벅수골’ 극단, 8년째 섬마을까지 공연

극단 벅수골 역시 문화나눔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벅수골은 경남 통영의 유일한 극단이다. 벅수골 극단 제상아 사무국장은 “벅수골 극단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생각하다 관객을 찾아가서 공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통영시가 섬이 많아 문화소외지대라 할 수 있는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공연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제 사무국장은 ‘신나는 예술여행’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6년부터 문화나눔을 시작해 올해 벌써 8년을 채웠다.

5년 동안은 통영지역 섬마을인 사랑도, 욕지도, 한산도 등 마을을 구석구석 순회했다. 이후 문화예술위원회, 농협과 함께 하는 사업으로 바뀌면서 북으로 강화도와 연천군, 남으로는 제주도의 우도와 마라도까지 가는 등 전국 80여 개 지역으로 무대를 넓혔다.

쉽지 않은 여정을 붙잡아 주는 힘은 섬지역 주민들과 나눴던 감동이다. 제 사무국장은 “공연이 끝나고 다시 오라며 눈물을 보이고 공연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던 주민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짧은 시간이나마 그 분들의 외로움을 떨치게 해 준 것이 큰 보람이자 삶의 공부”라고 말했다. 연극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깨달은 것도 큰 수확 중 하나다.

그 마음으로 어떤 섬에선 온동네 어르신들의 구두를 닦고, 또 다른 섬에선 풍물놀이를 하며 마을마다 돌아다녔다.

나눔공연이 펼쳐질 때면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벌였다.

벅수골 극단은 각 지역 사회복지센터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극단 단원들의 재능 기부 덕분이다.

앞으로 하고자 하는 문화나눔의 대상은 다문화가정이다.

제 사무국장은 “벅수골 극단이 농·산·어촌을 주로 순회했기 때문에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문화나눔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남형도 기자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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