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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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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부개도서관. 지난해 9월 지상 3층 연면적 1,450평방미터 규모로 개관한 이곳 1층 어린이열람실에는 엄마와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특별한 서가’가 마련돼 있다. 책과 서평이 나란히 진열된 서평 코너다.

이곳의 서평은 부개도서관 자원활동가 서평 쓰기 동아리 ‘그녀들의 책수다 책톡톡’(이하 책톡톡) 회원 9명이 직접 쓴 아마추어 서평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모두 초·중·고생 자녀를 키우고 있거나 키워낸 전·현직 학부모인 만큼 서평 역시 엄마의 눈높이에 맞춘 자유롭고 친근한 형식의 글이 대부분이다.

“뻔한 착한 이야기가 싫증나셨나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생각하게 하고 웃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전 스토리. 착하다는 게 뭘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초등학생용 그림책.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물음을 던져줍니다. 은지맘 추천.”

“무분별한 남획과 지구온난화로 사라져버린 명태! 바닷물 섭씨 1도의 변화는 물고기한테는 몸이 데일 정도의 크나큰 변화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중략) 명태가 동해 앞바다로 다시 오길 희망하면서 이 책을 소개합니다.”

‘책톡톡’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 자발적 서평 쓰기를 표방한다. 따로 추천도서를 정해놓고 다 같이 읽은 뒤 독후감을 쓰는 활동은 하지 않는다. 의무감에 의한 활동이 되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다.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반나절씩 돌아가며 도서관 책정리를 돕는 한편, 틈틈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열람실 한쪽에 놓인 A4 반절 메모장에 자유롭게 쓴다. 때로는 메모지 한 장을 빽빽한 글자로 가득 채우고, 큼직한 글씨로 소감 몇 줄만 남길 때도 있다.

‘책톡톡’은 현재 일반 이용자들은 가입할 수 없고 부개도서관자원활동가만 가입할 수 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세 자녀를 돌본다는 전윤이(48·인천시 부평동)씨는 “처녀 때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결혼한 뒤에는 아이들 키우다 보니 책 접할 시간이 없었다. 책은 못 읽더라도 책에 대한 끈을 놓고 싶지 않아서 자원활동가로 활동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책톡톡’은 올해 초부터 활동을 시작해 5월까지 25편의 서평이 모였다. 부개도서관에서는 서평이 좀 더 모이면 올 하반기쯤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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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마다 2시간씩 ‘도서관 학교’ 운영

부개도서관의 자원활동가 지원담당인 강윤경 사서는 “한 달에 한 번 동아리 모임을 겸해 월례회의를 갖는다”며 “매번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봉사하는 시간도 제각각”이라고 소개했다.

이용자들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과 도서관을 찾았다는 최자연(36·부개동)씨는 “엄마 입장에서 아이에게 책을 권하거나 소개할 때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부개도서관은 개관한 달 말부터 11월 초까지 6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마다 2시간씩 ‘도서관 학교’를 운영했다. ‘도서관 학교’는 부평구 내 6개 구립도서관(부개도서관·부개어린이도서관·부평기적의도서관·삼산도서관·갈산도서관·청천도서관)에서 하는 자원활동가 양성과정으로, 부평구 거점 도서관인 부개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역 주민의 독서문화 활성화와 평생학습 진흥이 목적이다.

지난해 부평구 전체에서 80명의 자원활동가가 양성돼 이 중 15명이 부개도서관을 선택했다. 양성과정을 마친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희망 도서관을 선택할 수 있다.

‘책톡톡’은 지난해 부개도서관을 선택한 자원활동가들이 보수교육 프로그램 중 ‘서평 쓰기’ 과정을 이수한 뒤 자발적으로 결성한 동아리다. 활동 초기 15명의 회원은 중간에 이사와 취업 등으로 그만둬 9명이 남았다. 모두가 주부다.

동아리 이름도 ‘주부들의 수다’에서 시작됐다. 이들의 ‘수다’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도서관 내 다른 소모임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다든지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부개도서관 자원활동가 회장 정미애(39·부개동)씨는 “요즘 카톡이 대세잖아요. 거기서 ‘톡’자를 빌렸죠. 그리고 다 여자들만 있어서 ‘그녀들의 수다’라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참가 동기도 제각각이다. 자원활동가 조현숙(45·구산동)씨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자주 데리고 올 생각으로 자원활동에 지원했죠. 엄마가 도서관에서 활동하면 아이도 책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사적인 동기로 시작했죠”라며 웃었다.

자원활동가 모집공고는 도서관 홈페이지, 지역신문 등에 내고 거리에 포스터도 붙인다. 방문접수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온라인접수도 받지만 방문접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신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개도서관은 올 하반기에 부평구 내 40개소 이상의 작은 도서관·문고·학교도서관 운영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주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활동에 초점을 맞춘 심화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희수(48) 부개도서관장은 “인문학이 배경이 되는 도시를 위한 활동”이라며 “도서관은 모든 주민을 위한 공간이다. 주민들이 도서관을 통해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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