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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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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는 가설대로 도로명주소 찾기의 ‘승’이었다. 지번주소 찾기로는 33분 45초, 도로명주소 찾기로는 24분 4초가 걸렸다. 도로명주소 찾기가 9분 정도 빨라 약 30퍼센트의 시간을 절약했다. 길을 잃을 때마다 주변에 일일이 물어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었다.

모르는 곳을 찾아가는 데 소요된 시간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지번주소보다 도로명주소가 규칙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번주소 찾기 실험맨 ‘김고생’ 역할을 맡아준 김종윤(30) 씨는 땀을 닦으며 “부동산중개업소가 아니었으면 찾아가지도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자신이 “길을 잘 찾는 편”이라며 자신했다.

하지만 그에게 지번주소 찾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였던 모양이다. 실제로 신촌 근처에 잘 오지 않았던 김 씨는 스마트폰이 없어 길을 헤맬 때 정말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여러 골목을 헤맬 때마다 대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막막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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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길을 찾는 과정에서 “지번주소의 경우 주요 건물이나 지명을 말해 주면서 길을 알려주니까 근처 지리를 잘 알지 못하면 더 헤맬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방문한 두 곳의 부동산중개업소 모두 ‘신촌로터리’, ‘서강대’, 그리고 ‘삼익아파트’와 같은 유명한 지명이나 건물을 알려줬다. 전통적인 길찾기로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다.

김 씨는 “우리말이 서툰 외국인들이었다면 종이 지도를 가졌더라도 이런 골목에서 집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며 “길을 물어서 간다고 해도 ‘어디 옆, 무슨 건물 뒤’ 이런 식으로 말하다 보니 실제로 그 건물을 찾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길찾기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도로명주소 찾기 실험맨 ‘나편해’ 역할을 맡았던 이윤식(26) 씨는 “마치 사전의 색인 찾기를 하는 것처럼 편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처음에 길 이름을 들었을 때는 도로 명칭 자체가 낯설어 찾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길을 나선 뒤에는 금세 익숙해졌다. “골목마다 길 이름과 번호가 나와 있으니까 길을 놓쳤는지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몰라 뒤돌아본다거나 하지 않았어요.”

한편 도로명주소로 목적지를 찾아가려면 대로와 도로 이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 씨는 “실험 조건에서 길이름을 차례로 명시해 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지현 기자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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