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광화문사거리 동아일보 사옥 뒤편. 우정사업본부라는 간판 옆에 ‘서린동’이라는 옛주소 대신 ‘종로6’이라는 새주소가 달렸다. 같은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광화문우체국 집배실은 이른 아침부터 우편물을 분류하는 집배원들로 붐볐다.
종로구 전체 우편물을 담당하는 이곳 광화문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집배원은 80여 명. 아직 연말 우편물이 쏟아지는 시기는 아니지만, 대부분 집배원들은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보다 20~30분씩 일찍 도착해 전날 도착한 일반 우편물을 확인하고 당일 도착하는 등기·택배 우편물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100퍼센트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도로명주소 전면 사용에 대한 준비가 99퍼센트는 됐다고 생각합니다.”
17년차 베테랑 집배원 곽규진(42) 씨가 전날 오후 늦게 도착한 우편물을 자신의 오토바이 뒤칸에 옮겨 담으며 말했다. 곽 씨 담당구역은 종로구 창신동 일대. 동료 집배원 7명과 함께 구역을 나눠 책임지고 있다. 경조사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에 대비해 평소 다른 사람의 담당구역을 2~3곳 정도 더 익혀둔다고 한다.
집배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던 우편물 구분대에는 칸칸마다 형광색 메모지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메모지에는 ‘창신동 293-2’, ‘종로 337’ 같은 글씨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를 함께 적은 구분표예요. 둘 다 외워놔야 하죠. 처음에는 외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11년부터 교육도 여러 번 받았어요. 이제는 거의 숙달됐죠. 그래도 새로 들어오는 직원이나 제가 자리를 비울 경우 대신해 줄 동료를 위해 붙여놓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2011년 초부터 전국의 3,500여 개 각급 우체국에서 도로명주소 적응훈련을 해 왔다. 분기별로 암기 정도를 확인하는 시험을 업무평가와 연계해 진행하고, 안전행정부와 관할구청의 도로명주소 부서 담당자를 초빙해 연 1회 이상 교육도 받았다. 집배원 스스로도 도로명주소 전면 사용에 따른 우편업무에 차질이 없게끔 적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분대마다 붙여놓은 구분표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집배실 한 쪽 벽에는 도로명주소가 표기된 대형 지도를 걸어 드나들 때마다 수시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새 주소체계 숙달에 6개월~1년 걸렸네요”
광화문우체국 우편물류과 이귀영(47) 집배실장은 “새 주소체계에 숙달되는 데 빨라도 6개월, 보통 1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도로명주소만 놓고 보면 적응하기 쉽지요. 1호 맞은편은 2호, 그 옆은 3호, 이런 식으로 주소와 위치가 일치되기 때문입니다.
새 도로명주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는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도로명주소 전면 사용에 대비해 준비에 또 준비를 해 오고 있지만, 도로명주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아직 높지 않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지난달 처리한 우편물을 보면, 한 해 처리하는 46억건의 우편물 중 38억건을 지번주소로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우정사업본부 새주소우편팀 주동율 팀장은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실수록 도로명주소 도입에 따른 변경된 우편물 배달체계가 좀 더 빨리 정착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국민들께서 불가피하게 지번주소를 사용하시더라도 우편물을 정상 배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우편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지요.”
우리나라의 연간 택배 물량은 약 5억건. 이중 개인 간 택배 물량은 6천만건에 이른다. 도로명주소 정착에 국민 개개인의 참여가 절실한 이유 중 하나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2013.11.18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