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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도전자 모두 승자 되는 진정한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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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채화식 참가자인 김민영(23·발달장애 3급, 경기도 부천시) 씨. 중학교 때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지능이 정상인 그는 여름에는 인라인스케이트·수영 선수로, 겨울에는 알파인스키 선수로 활동해왔다. 2011년 스페셜올림픽 동아시아위원회위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집 근처 중증장애인 주간 보호시설에서 보조교사로 활동한다.

지난 1월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성화봉송 국내도착 환영 및 출발식에서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던 안진용(25·지적장애 2급, 대구) 씨. 안씨의 부모는 장애아라서 위축될까봐 안씨가 여섯 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 안씨는 마지못해 시작했던 수영의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해 2011 그리스에서 열린 하계스페셜올림픽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했다. 아직도 어머니의 손을 잡고 수영장에 다녀야 하는 장애인이지만, 그는 분명 큰일을 해낸 것이다.

<레인맨> <아이엠 샘> <내 이름은 칸> <말아톤> 등과 같이 영화 속에서나 지적장애를 극복하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이웃에, 이웃 나라에 많은 샘과 칸, 얼룩말 엉덩이를 따라 다니던 초원이가 있다.

이번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함께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활동과 도전정신을 격려하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그 스페셜올림픽이 1월 29일 오후 6시 강원도 평창의 용평돔에서 개최되는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2월 5일까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펼쳐진다.

1월 23일 서울광장을 출발한 성화 봉송 주자들은 2개 노선으로 나뉘어 전국을 돌며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두 개의 성화는 개막식 전날 평창에 도착해 하나로 합쳐진 뒤 개막식을 장식하는 점화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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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서는 110개국에서 온 선수와 임원, 선수가족, 취재진 등 1만1,000명이 참가한다. 경기는 알파인스키·크로스컨트리·스노보드·스노슈잉·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스케이팅·플로어하키 등 7개 동계 종목(55개 세부종목)과 1개 시범경기(플로어볼)에서 국가대표로서 명예를 걸고 실력을 겨룬다.

같은 장애인들만의 올림픽이지만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는 기록과 순위경쟁을 한다. 하지만 스페셜올림픽에서는 금·은·동메달 외에 4위~8위 선수들을 격려하는 리본을 수여하는 것 또한 독특하다. 도전자 모두 승자가 되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특별 올림픽’인 셈이다.

스페셜올림픽은 1968년 처음 시작돼 2년마다 동·하계 대회가 번갈아 열린다. 전 세계 지적발달장애인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대회다. 동계대회로는 이번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 10회째를 맞게 되는데, 아시아에서는 동·하계를 통틀어 일본·중국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 개최국이 됐다.

1968년 미국의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의 제안에 의해 미국 시카고에서 첫 대회가 열렸다. 공식 올림픽, 장애인올림픽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3개 대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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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은 신체적 능력을 자랑하는 공식 올림픽과 취지와 개최 목적이 다르다. 그런 만큼 경기대회와 함께 진행하는 부대행사들이 다양하고 독특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이번 대회의 굵직한 부대행사로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끈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세계적 저명인사들이 참석하는 글로벌개발서밋,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소외돼온 국가들을 초청한 스패셜핸즈, 한국을 알리는 호스트타운 프로그램 등의 행사를 꼽을 수 있다. 대회 기간 중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한데 모으는 많은 이벤트가 대회 전부터 열렸다. ‘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해 6개월간 진행된 스페셜스카프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 행사가 끝난 12월 31일까지 머플러 뜨게질용 7,500키트가 자원봉사자들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개막일을 앞두고 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회가 회수한 스페셜 스카프는 6,500여 개가 넘는다. 스페셜스카프는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라(Ra·푸른 반달가슴)·인(In·붉은 양)·바우(Bow·초록 양치기개)의 색상인 파랑·빨강·초록색 실로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한 올 한 올 짜 내려간 정성의 산물이다.

이 스페셜스카프를 두른 세계의 지적장애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일 날이 다가오고 있다. 설원에서 펼쳐질 영화 이상의 감동 스토리, 한번 직접 가서 보고 싶지 않은가?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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