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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우주강국으로 가는 위대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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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작고 푸른 점. 우주인이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다. 이 푸른 구슬에 사는 인간들은 끝없이 하늘을 바라본다. 구슬을 깨고 한 발 내딛고 싶어한다. 인간이 우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다. 경외심까지 섞어 그저 바라볼 뿐이던 하늘과 우주에서 어떤 이익을 얻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본 적은 그리 없었다.

하늘은 몹시 궁금한 대상이었다. 저 위 하늘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지, 공기층을 넘어 그 위로 올라가면 어디로 가게 될지, 달은 실제로 무엇으로 구성돼 있는지, 화성에는 생명체가 있는지….

이런 공상이 강한 호기심을 만들어냈다. 그저 지상에서 하루 하루 먹고 사는 데만 관심을 두었다면 인간은 우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릴 필요가 없었다.

하물며 사람을 우주공간으로 보내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인간은 끝없이 우주로 가고 싶어했다. 이러한 열망이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인간이 만든 기계를 연거푸 쏘아 올리게 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기구 등을 타고 적잖은 높이까지 올라갔다. 비행기를 개조해 더 높은 곳까지 비행에 나섰다. 하늘에서 한계를 시험하던 사람들은 간혹 저체온과 질식으로 사망했다.

올라갈수록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벨탑을 만들던 고대인들처럼 인간은 끊임없이 우주에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은 지구 중력을 벗어나 생활할 수 있는 데까지 발전했다. 우주궤도에서 생활하다 돌아오는 것은 이제 큰일도 아니게 됐다.

달에 직접 사람이 다녀오는 일은 이미 수십 년 전 일이다. 이제는 그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화성에 로봇을 보내 외계생명체를 찾는다. 몇 년 전에는 화성으로 유인우주선을 보내는 계획까지 나왔다. 머지않은 미래에 화성에도 인간의 발자국이 새겨질지 모른다. 오랜 세계 우주개발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의 우주과학은 아직 소박해 보인다. 유인우주선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흔히 이뤄내는 인공위성 발사를 이제 겨우 성공한 수준이다.

여러 분야 과학기술에서 세계 수위를 달리면서도 유독 우주기술에서만큼은 더딘 행보였다. 다른 나라 발사체를 빌려 한국의 인공위성을 올려놓은 경험도 많았다. 그럼에도 우주발사체 한번 성공하지 못한 것이 의아할 정도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발사체 기술은 국제적으로도 민감한 기술이다. 인공위성 대신 각종 폭탄을 탑재하면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전협정 중인 남북 간 긴장관계 때문에 한국은 그동안 발사체 연구만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선진개발국들 역시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위치에 놓인 한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했다.

세계각국이 미사일 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때도 한국 과학자들은 손발이 묶여 있었다. 그래서 우주발사체 기술은 한국 과학기술자들에게 일종의 ‘한(恨)맺힌 기술’ 분야였다. 굳이 어렵게 직접 발사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외국의 우주센터에 발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면 향후 영원히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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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도 외국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나로호 발사 성공은 ‘우주개발사의 대한독립’이다.

8나로호 발사를 주도한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발사 성공의 의미와 가치를 여러 가지로 평가한다. 먼저 기술적 측면에서 첨단 대형 시스템 기술인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그동안 한국에 없던 미래 핵심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국내 관련 산업계에 미치는 기술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국이 우주개발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도 있다. 자연스럽게 국제 우주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확대된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나로호가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어느 나라든 우주개발은 국가의 총체적 과학기술력을 상징한다.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을 크게 증대시킨다. 우주개발 성공은 국가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우주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일본·중국·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우주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인공위성 활용을 넘어 외계 우주탐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이 반열에 뛰어들 기초를 만든 것이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한국 우주개발 역사의 성과인 동시에 첫걸음을 의미한다. 이제 한국은 본격적으로 우주로 나아갈 면허를 땄을 뿐이다.

글·박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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