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사당동에서 독서실을 운영 중인 임권자(여·56)씨는 “주변 친구들의 공통된 고민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라면서 “돈에 대한 불안감이 많다”고 했다. 임씨의 말이다.
“우리 세대가 ‘하우스푸어’ 세대라고 하잖아요. 정말 힘들게 돈모아서 겨우 아파트 한 채 가진 게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데 집값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생각에 겁마저 나요. 한마디로 희망이 보이지 않아요. 새 정부의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경제를 살려서 집값 좀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비 일을 하고 있는 성해경(남·58)씨는 “우리 세대들에겐 주어진 일에 비해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안 나온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열심히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쥐꼬리만큼이고, 또 이렇게 벌어도 버는 것에 비해 나가야 할 돈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새 정부에 “경기가 좀 활성화되고 50대 이상도 안정감 있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60세대’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녀 문제였다. 정은조(남·56)씨는 “자녀 취직이 가장 걱정”이라면서 “새 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가장 우선순위로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유소를 운영 중인 허계순(여·54)씨는 “자녀 결혼 문제가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큰딸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허씨는 “자녀 결혼시키려면 전셋집이라도 해줘야 하는데 요즘 전셋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라며 한숨지었다.
허씨는 또 “직장 여성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며 “우리 딸도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미리부터 출산을 미룰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성대통령이니 이런 여성관련 정책을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업가인 성규암(남·62)씨도 “자녀 결혼과 집 장만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했다. 성씨의 말이다.
“예전과는 다른 게 요즘엔 전세라도 마련하지 못하면 아예 결혼 자체를 못 시키는 게 현실입니다. 어렵게 자녀 결혼시켜 놓으면 우리에겐 남는 돈이 없으니 노후가 정말 불안하죠. 국가에서 이런 노령인구에 대한 지원이 너무 없어요. 그나마 나오는 게 연금인데 그것도 너무 적습니다. 앞으로 노령인구가 늘어나는데 이들의 노후대책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5060세대는 그들이 당면한 노후대책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정치권에서 내세운 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앞다투어 내놓은 복지정책에 대해 “퍼주는 복지는 경계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보였다.
법무사로 일하는 윤태용(남·65)씨는 “유럽에 경제위기가 온 것 처럼 복지정책이랍시고 나라 살림을 펑펑 쓰기만 하다 보면 우리도 똑같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결국 그 돈이 젊은이들에게 빚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성규암씨는 요즘 정치권에서 말하는 ‘복지’에 대해 “별로 현실성이 없는 것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로는 복지, 복지 하는데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습니까. 재원 마련이 가장 큰 문제죠. 증세다 뭐다 말들이 많은데, 사실 세금을 제대로 잘 걷는 것이 먼저 아닙니까.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외국으로 빼돌리거나,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호화롭게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 찾아내서 세금부터 잘 걷으면 복지재원 마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주부인 전옥이(60)씨도 “여당이나 야당이나 복지정책을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며 “왜 부잣집 아이들 급식비까지 세금으로 대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가정주부인 김순애(59)씨는 “서민들 힘든 것 잘 알아주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김씨의 말이다.
“부자는 안 챙겨줘도 잘사니까, 서민 잘 챙겨주고, 부정부패 척결해 주고, 제발 깨끗하게 정치해 줬으면 좋겠어요. 여성대통령으로서 여자답게, 깨끗하게, 멋있게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박수받고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낙하산 인사 좀 하지 말고, 인사문제 잘해서 다 같이 잘사는 나라 만드는 데 노력했으면 합니다.”
박금선(여·56)씨는 ‘일자리 창출’, ‘물가 안정’, ‘경제 살리기’ 등 세가지를 새로운 대통령이 보여줘야 할 자질로 꼽았다. 박씨는 “사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며 “서민들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귀기울여 듣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이들이 바로 지금의 5060세대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다른 세대들보다 좀 더 국가적인 차원에서 삶을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의 고민이 곧 새 정권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었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상대방 이야기 들어주는, 소통하고 협의하는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성규암씨의 말처럼 국민이 새 정권에 바라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서민들과 소통하고, 민생을 돌볼 줄 아는 새 정부가 되길 바라본다.
글·성영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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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