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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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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깍 또깍.’ 도마 위에 놓인 홍당무를 써는 소리가 경쾌하다. 필리핀에서 시집온 조이스씨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야채를 다듬었다. 떡국 재료가 어느 정도 모이자 인도네시아에서 온 옥타씨가 국물 맛을 봤다. 고개를 끄덕이자 여기저기서 미소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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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오후 2시 전남 구례군 여성문화회관 1층에서 색다른 잔치가 벌어졌다. 설을 앞두고 구례군에 사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데 모였다. 구례군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족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모처럼 모인 이들은 우리의 전통 떡국을 끊여 먹으며 우리와 똑같이 명절을 즐겼다.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인도네시아·중국 등 출신국은 달랐지만 마음은 하나였다. 서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이주여성들이었기에 명절을 앞두고 함께하는 시간은 더욱 특별했다. 떡국을 먹은 다음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이들은 여성회관 앞 정자에서 윷놀이를 하며 여흥을 즐겼다.

한국에는 약 70만 명의 다문화가족이 산다. 2월 10일 설을 맞아 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잔치음식을 만들고 민속놀이를 즐겼다. 평소 한국에서의 삶이 평탄치는 않았을 것이다. 결혼이주민들은 가족과 친구를 떠나왔다. 언어와 음식, 그리고 전혀 다른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은 오롯이 그들의 몫이었다.

설을 맞아 잔치가 벌어진 전국 곳곳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하얀 치아를 보이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명절을 맞아 그간 마음속에 쌓인 설움을 훨훨 날려 보내는 듯했다. 설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다문화가족의 잔치를 소개한다.

글·조용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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