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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융합형 제품으로 부활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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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산업의 성패는 순식간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조금만 소홀히 대처하면 여지없이 위기를 맞는다. 최근 끝없이 추락하는 일본의 세계적 IT기업 소니가 이를 증명한다.

IT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중심의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한국이 느끼는 위기의식도 여기서 비롯한다. 지금이라도 획기적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한국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IT강국이었다. 수많은 인재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든 제품과 기술로 전세계 IT시장을 사실상 견인했다. 2007년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IT산업 경쟁력지수에서 세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많은 벤처기업이 거품논란을 일으키며 무너졌다. 한국의 IT 경쟁지수는 2008년 8위, 2009년 16위, 지난해에는 19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의 숨은 IT경쟁력은 아직 충분하다. 한국의 IT제품 제조기술이 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지금에라도 우리가 IT경쟁력을 잘만 가다듬는다면 충분히 다음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 IT산업 부활의 가장 긍정적 신호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5,300만 대의 모바일 기기를 팔아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31.8퍼센트에 달한다. 2위 애플은 26.2퍼센트다. 모바일 산업의 핵심인 스마트폰 판매에서도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키고 있다. 2007년 아이폰을 내세우며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했던 애플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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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국 모바일 제조업체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A가 1월 31일 내놓은 ‘2013년 모바일 시장전망’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예측치는 3억2,400만 대다. 지난해 2억1,000만 대에서 1억 대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2위 애플과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애플은 지난해 말 큰 기대와 함께 아이폰5를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4,780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많은 사람이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혁신정신도 사라졌다고 말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상황은 다르다. 올해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 출시를 앞뒀다. 애플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차이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기회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SA는 LG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에 이어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시장에서도 한국은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50퍼센트를 넘어섰다.

PC와 모바일의 핵심부품인 D램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보여 앞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수요가 늘어 시장전망도 밝다.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비교적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스템반도체 기술도 나날이 발전한다. 지난해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245억 달러로 전년대비 23퍼센트 급증했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제품이다. 덕분에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은 메모리반도체 전체 수출액을 추월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IT 수출은 1,552억 달러, 수입은 779억 달러였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773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패널·TV 등이 수출을 주도했다. 지식경제부는 올해도 IT 수지가 3.7퍼센트 늘어난 80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경제부 나승식 정보통신정책과장은 “올해는 세계 IT시장의 회복과 스마트폰·시스템반도체 등 융합형 제품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IT수출이 1,600억 달러를 달성해 80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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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한국 IT산업에도 남은 과제는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기르는 일이다. 지난해 IT 수출을 이끈 기기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는 미래 IT시장을 감안했을 때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한 운영체제(OS)는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다. 지금은 국내 제조업체와 구글이 ‘애플의 아이폰과 그 운영체제인 iOS’를 상대로 연합작전을 펼치지만 미래의 일은 장담할 수 없다.

IT 분야에서는 훌륭한 기기뿐 아니라 기기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스마트 시대에는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의 성장이 동반해야 성공할 수 있다. IT 융합산업이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 편익 증진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글·박성민(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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