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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감성여행 <파주 화석정과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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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콩마을 주변엔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임진각과 황희정승 유적지, 반구정과 화석정은 자유로 바로 근처에 있어 당일 나들이 삼아 가볍게 구경할 수 있다.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의 화석정(花石亭)은 조선 중기 대학자 율곡 이이 선생이 제자들과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곳이다. 신사임당과 이율곡 하면 강릉 오죽헌을 떠올리는데, 강릉은 선생이 태어난 외가가 있는 곳이고 본가는 파주에 있다.

임진강 전망으로는 파주에서 화석정이 최고로 꼽힌다. 화석정 아래로 임진강이 U자를 그리며 굽이져 흐른다. 정자 주변에는 느티나무가 울창한데 그 아래 임진강에는 밤낮으로 배들이 오락가락해 밤에는 고기잡이 등불이 호화찬란했다고 한다. 지금은 철조망이 가로막아 느티나무 몇 그루만 그 시절을 증명해 주고 있어 쓸쓸하기까지 하다.

율곡 선생은 평소 제자들과 함께 정자 기둥과 서까래 등에 들기름을 반질반질하게 먹여 두었다. 훗날 임진왜란(선조 25년, 1592년)이 일어나 선조가 의주로 파천하며(4월 29일 밤) 억수 같은 폭풍 속에 강을 건너다 앞이 보이지 않아 곤란에 처했을 때, 이항복이 화석정에 불을 질러 무사히 강을 건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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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율곡 선생은 여가가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았는데 관직에서 물러난 후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며 제자들과 함께 시와 학문을 논했다고 한다. 당시 그의 학문에 반한 중국의 칙사가 여기까지 찾아와 시간을 보냈다는 얘기도 있다.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7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임진각과 평화누리 공원은 참혹했던 한국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남아 있는 곳이다. 1972년 북한 실향민들을 위해 세워진 지하 1층, 지상 3층의 전망대를 갖춘 임진각은 매년 2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통일안보 관광지의 대명사다. 임진각 내 북한관에는 북한의 생활상 전반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화보를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대형 낙서판에 아이들과 함께 통일을 기원하는 글들을 써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임진각 전시관 바로 옆에 조성된 평화누리 공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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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남쪽의 반구정(伴鷗亭)은 조선 초기 청백리였던 황희 정승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황희 정승은 18년 동안 세종을 보필하다 말년에 이곳으로 낙향해 기러기와 벗하며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반구정은 그때 지은 정자다. 임진강 하구로 펼쳐지는 너른 들녘과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반구정 일대는 팔도 사림이 선현을 추모하는 곳이었다. 대대로 풍경의 변화 없이 지켜 왔는데 한국전쟁 때 불타 버렸다. 그 후 황희 정승 후손들이 복구 작업을 시작해 1967년 6월 옛 모습으로 개축됐다. 문산 임진강변에 있고 반구정 앞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있다. 맑은 날 정자에 오르면 멀리 개성의 송악산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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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명소 자운서원과 두루뫼박물관도 꼭 들러 보자. 자운서원은 율곡 이이와 그의 부모 묘소가 있는 곳이다. 율곡기념관과 시비도 잘 꾸며져 있다. 넓은 주차공간도 있으니 가족끼리 소풍 나와 천천히 서원을 둘러보면 된다. 자운서원은 높은 대지 위에 사당을 앉히고 사괴석 담장을 둘러 삼문 앞 계단으로 오르내리도록 설계됐다. 사당은 6칸으로 팔작지붕인데 율곡 이이 위패 양옆에 김장생과 박세채의 위패도 봉안돼 있다. 신문(神門)과 양쪽 협문(夾門)은 솟을대문 모양이라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찬찬히 훑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자운서원을 가운데 두고 좌우 능선에는 율곡 이이와 그의 부모 묘소가 있다. 매년 8월에 제사를 지낸다.

법원읍에 위치한 두루뫼박물관은 농업박물관의 관장을 역임한 강위수씨와 김애영씨 부부가 30여 년간 수집한 민속 생활용품을 모아 설립했다. 원삼국·삼국시대의 토기, 고려·조선시대의 도자기, 근세에 이르는 옹기 등 각종 민속 생활용구 1천5백여 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넓은 마당에 세워진 초가집에서 느긋하게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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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는
근처 경기영어마을 안에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이름도 ‘별난물건박물관’인데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전시물로 가득하다. 작은 규모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온갖 과학완구들이 눈에 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생활용품도 많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은 1층 내부를 4개의 방으로 나눠 빛, 소리, 생활, 동작, 과학이라는 5개의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2백종이 넘는 전시품들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게 가까이 전시돼 있다.

박수 소리에 물길이 움직이는 분수는 아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춤추는 물방울’ 앞에 서면 손바닥에 물을 묻히고 청동 세숫대야의 양쪽 손잡이 부분을 문질러 보자. 문지를 때마다 세숫대야 안의 물에서 물방울이 튀면서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신기루가 피어오르는 3D 홀로그램 완구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동물인형이 눈앞에 보여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아 팔을 허우적대는 아이들이 많다. 홀로그램 안쪽에 있는 두 개의 오목거울이 인형 모양의 허상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해 주면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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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갈라 주는 도구, 머리 크기를 재볼 수 있게 줄자가 새겨진 샤워캡, 외로운 사람을 위해 만든 듯 남자의 어깨모양을 본뜬 쿠션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일상생활에 웃음을 주는 전시물도 관람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헤이리마을도 들러 보자. 헤이리는 다양한 문화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예술 마을이다. 작가·미술인·영화인·건축가·음악가 등 예술인 회원들이 참여해 집과 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 등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었다.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마을의 분위기가 이색적이다.

마을 동쪽의 ‘커뮤니티 하우스’에서 지도와 안내 책자를 구할 수 있다.

글과 사진·유철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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