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배우려는 중동국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월 바레인의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왕세자와 외교장관 등 일행 9명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과 전자정부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살만 왕세자는 바레인의 전자정부 추진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난 4월 바레인 정부 주최로 열린 ‘바레인 전자정부 포럼 2012’에 한국정부를 공식 초청, 한국 전자정부 현황과 사례에 대한 발표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바레인의 전자정부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현재 바레인 정부는 2백40개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행정 정보를 전자화하는 것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전자정부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살만 왕세자는 우리 정부에 교통, 조달 등 바레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전자정부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한국의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맹형규 장관은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바레인의 전자정부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이란의 카르가리 전자정부위원회 국장 등 5명이 한국을 방문해 행안부 관계자와 양국 간 전자정부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란 대표단은 대국민 서비스 향상에 기여하는 전자정부도입을 희망하며 우리 측의 도움을 요청했다.
1월에는 요르단 내무부 전자주민증 사업 본부장 일행이 방한하여 행안부 관계자와 전자정부에 관해 협의하고, 국내 관련 업체를 견학했다. 요르단은 전자주민증 사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했다. 요르단 정부는 현재 약 4백~5백만 장의 전자주민증 발급사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 중심의 전자주민증 모델에서 벗어나, 한국의 주민증 관련 정책과 기술을 전수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동국가는 근대화 과정에서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런 중동국가가 유럽의 전자정부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관련 분야의 협력을 원하는 것은 우리의 전자정부 기술과 노하우가 세계 최고라고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중앙행정 기관에서 2천6백여 개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자정부 강국이다.


2010년 1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수출액은 2010년 1억4천8백만 달러, 2011년 2억3천5백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올해 수출 목표는 3억 달러, 향후 5년간 약 25억 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달, 특허, 통관 시스템은 세계 각국이 기술 도입을 원해 수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전자정부 추진 경험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거나, 전수하여 국제사회의 정보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백23개국 3천2백60명의 해외 전자정부 담당 공무원을 초청하여 교육을 완료했다.
또한 상대국의 정보화 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공동협력기구인 국제 IT협력센터(ITCC)를 두어 전자정부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그 밖에 우리의 축적된 전자정부의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상대국에 제공하는 컨설팅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우리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널리 알리고, ‘IT 코리아’의 홍보를 위해 국제협력단(KOICA)이 파견하는 IT봉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전자정부 수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7월 초 IT기업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서필언 행안부 1차관은 “전자정부 수출에 정부 간 협력이 중요한 만큼 국가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우리 IT기업의 전자정부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올해 전자정부 수출목표인 3억 달러 달성을 위해 정부와 IT기업이 합심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행안부는 현재 준비 중인 전자정부 수출 전략지도를 소개했다. 좀 더 체계적인 전자정부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략지도에는 세계 45개국의 국가별 정보화 추진현황과 계획, 관련기업, 협력 파트너, 해당국의 문화 등의 정보가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우리 기업의 전자정부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 SDS, LG CNC 등 IT서비스 기업들은 우수한 전자정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국의 전자조달시스템이나, 국세청 조세전산망 구축 사업 계약 체결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5월 바레인 전자정부청과 약 8백만 달러 규모의 ‘법인 등록 및 인허가 시스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바레인 정부가 ‘경제개발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추진하는 국가 전략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법인 인허가 민원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LG CNS는 이 사업을 기반으로 바레인 내 특허, 전자민원, 데이터 센터 구축 등 추가 전자정부 사업의 기회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중동과 전자정부 협력 사업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다. 행안부 류임철 정보화총괄과장은 “중동 여러 나라와 우리의 전자정부 발전 단계는 다르지만, 적극적으로 IT정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력 요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 부처와 관계기관, 기업과 긴밀히 협의하여 전자정부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글·이상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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