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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평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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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발한 시골 양반 라만차의 돈키호테>. 작가 서영은씨의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책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한 달 동안 돈키호테의 발자취를 따라 스페인 라만차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와 기행산문집 <돈키호테>를 집필 중”이라며 “선지자적 인물이자 길 위의 전사였던 돈키호테의 삶과 인생을 통해 각자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집필실을 겸한 서재 한편의 컴퓨터 모니터에는 스페인 라만차 지역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탁자 위에는 돈키호테 관련 서적들 외에 여러 권의 성경과 문예지들이 쌓여 있었다. 그는 “성경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도 늘 새롭다”며 미소 지었다.

서재 벽 3면의 책장에는 ‘신구문화사’, ‘을유문화사’, ‘정음사’ 등에서 나온 오래된 문학전집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주인의 독서습관이 궁금했다.

“저는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집중적으로 책을 읽습니다. 어릴 때 부터 특정한 맥락을 따라 읽는 걸 좋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를 즐기죠. 상당히 능동적인 독서를 하는 셈인데, 그렇게 하다 보면 내 안에 나만의 정신적인 맥(脈)이 만들어져 주체적인 사유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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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기성세대에게 전집류 독파는 그리 낯설지 않은 독서법이다. 그는 “부모님께서 책 읽기 좋아하는 성품을 물려준 덕분에 영혼의 그릇을 키울 수 있었다”며 “책을 통해 세상을 여행하고 탐구하다 보니 고정관념이 없어지는 대신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독서 덕분에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밝고 능동적인 성장기를 보낼 수 있었다고도 했다.

“수줍음이 많았던 여학교 시절 우연히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를 읽고 흠뻑 매료됐어요. 그래서 이 작품 속에 언급된 조이스, 카뮈, 사르트르, 도스토옙스키, 헤세, 엘리엇 등의 수많은 문학작품을 탐독하게 됐고, 작품 속 주인공들을 통해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열등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독서 덕분에 ‘나 혼자만’이라는 고립감에서 벗어나 건강한 성장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이 성행하고 IT 문화가 범람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의 독서는 산발적이고 단세포적이다. 부모세대와 달리 전집류를 붙들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수동적인 독서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한다. 반면에 “능동적인 독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타인에 대한 분노나 증오 등의 감정을 잠재울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글쓰기’는 자기 안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앞으로는 치유를 위한 글쓰기수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서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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