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학가에서도 서점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반세기 넘게 한국을 대표하는 헌책방골목으로 버티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해방 후에 생겼다. 남포동 국제시장 근처 공터에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이 쌓여 있었는데 상인들이 이 책을 가져다 판 게 시초라고 한다.
이후 한국의 책 구매 문화 변화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다가 현재는 52개의 서점이 자리하고 있다.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의 총무를 맡은 김태형 성문서점 대표는 “1980~1990년대에는 책방골목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 움직일 수가 없게 골목이 막힌다거나 골목 밖까지 줄이 늘어서는 일이 있었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참고서를 헌책으로 사서 보는 문화가 사라진 탓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의 상인들은 그저 앉아 손님을 기다리지만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 7월에 정식으로 문을 연 온라인 쇼핑몰 ‘보수동 책방골목 쇼핑몰(bosubookstreet.com)’이 단적인 예다. 2005년부터는 번영회 차원에서 문화행사도 열고 있다. 올해로 9회째인 ‘보수동책방골목 문화행사’는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문의 bosubookstreet.com, cafe.naver.com/bosubook


배다리 책방골목은 책을 향한 넘치는 열정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한때 30여 곳의 책방이 성업했던 골목에 지금은 6곳의 책방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언뜻 ‘쇠퇴’한 것 같지만 책방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아벨서점이 단적인 예다. 1973년부터 영업을 해 온 아벨서점은 본점 외에 아벨전시관을 별관으로 두고 전시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왔다. 아벨서점의 곽현숙 대표는 행사를 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책은 닫혀 있으면 무생물이지요. 그렇지만 사람이 다가가서 눈을 맞추면 살아납니다. 사람의 음성으로 여러 명이 함께 읽어 내면 더 크게 살아나겠지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아벨전시관에서 여는 시낭송회는 제법 인기가 많다. 지금까지 56회가 열렸다. 10월에는 양은숙 시인이, 11월에는 함민복 시인이 다녀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매회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전시하면서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한 권의 책’ 전시도 흥미롭다. 지금까지 <조선어독본> <순종장례식도록>, 조봉암 선생이 쓴 <우리의 당면과업> <내가 걸어온 길> 등을 소개했다. 이미 절판돼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을 복사해서 사람들이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단순히 거래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식과 사상이 딛고 건너가는 매개체로 생각한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의 아벨서점 ☎032-766-9523, 나비날다http://blog.naver.com/kesimeme

2012년 9월 현재 신촌에는 총 일곱 곳의 헌책방이 있다. 공씨책방, 정은서점, 숨어있는책, 북오프, 글벗서점, 유빈이네책방, 알라딘중고서점이다. 공씨책방, 정은서점, 숨어있는책은 골목의 터주대감이고 나머지 네 곳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곳이다.
‘헌책방계의 교보문고’를 지향하며 생겼다는 공씨책방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보유하고 있다. 책방 안에 들어가면 탑처럼 쌓인 책더미가 책 좋아하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흔히 ‘헌책방’ 하면 생각나는 전형적인 곳인 셈이다.
유빈이네책방은 2009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자리 잡은 업체다. ‘어린이 영어책’을 특화상품으로 삼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알라딘중고서점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낸 오프라인 중고책방이다. 전통의 헌책방부터 기업체가 운영하는 헌책방까지 헌책방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신촌 헌책방 골목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글·하주희 기자
문의 숨어있는책 ☎02-336-3058, 02-333-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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