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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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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얼만큼 문화를 향유하고 있을까. 오바마라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후 비로소 흑인과 백인이 평등해졌다고 말하듯, 우리나라의 장애인이 충분한 문화 향유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말하려면 무대의 중심에 서는 장애인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클론의 강원래와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장애인 문화예술인 외에도 수많은 장애인 예술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대중이 이들과 만날 수 있는 축제와 전시회가 최근 연이어 열리고 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중 대표적인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장애인연맹(한국DPI)이 주최하는 ‘2012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들 수 있다. 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장애인 문화예술인을 발굴·육성하고, 장애인의 문화기본권을 신장하는 취지에서 개최되는 축제다. 2009년부터 올해로 4회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축제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제주 등 전국 9개 시·도에서 열린다. 축제 조직위원회와 전국 12곳의 장애인·비장애인 문화예술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꿈과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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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에는 축제의 본격적인 개막을 축하하는 콘서트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렸다. 콘서트 이외에도 축제의 일환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송도에서는 아태장애인문화축제가 열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개국에서 온 장애인단체활동가 5백여 명과 우리나라의 장애인단체활동가 5백여 명이 모여 콘서트, 전시회,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콘서트에는 시각장애 오케스트라인 한빛 오케스트라와 시각장애 합창단 한빛 합창단이 공연했고, 전시회에는 국내외 장애인 화가·사진작가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됐다.

장애인들의 회화·서예 공모전도 열렸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공모전에는 아동부 33점을 포함한 총 1백6점이 접수됐다. 심사 결과 대상에는 송진현(지체장애1급)씨의 ‘속삭임’(서양화)이 선정됐고, 특별상에는 노인부의 김기호씨와 이종욱씨의 서예 작품이 선정됐다.

방두영 심사위원장은 “서양화, 한국화, 서예, 공예 등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노년부와 아동부까지 출품작에 포함돼 장애인 미술의 폭 넓은 다양성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10월 1일부터 6일까지 구미문예회관 갤러리에서 전시됐다. 11월 13일부터 16일 까지는 중국 내몽골 자치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국내 장애인 문화예술인이 총출동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제목도 의미심장하다. 바로 ‘우리도 예술인이다’. 장애인문화진흥회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었다. 문학, 미술, 음악, 무용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예술인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강원래의 사회로, 텔레비전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 TOP 10>에서 화제를 낳은 김민지, 우리나라 최초의 지적장애 소리꾼 최준, 세계 최초로 카네기홀에서 암전음악회를 연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 오케스트라 등이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시각장애 플라멩코 댄서 양서연의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양팔이 다 절단된 후, 의수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석창우의 시연도 중간에 진행됐고, 중증 뇌성마비로 손과 발 모두를 사용할 수 없어 혀로 자판을 눌러 시를 쓰는 시인 노차돌의 시 ‘혀로 사는 세상’이 낭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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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올림픽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장애인 예술가들이 모임을 결성해 각자의 작품을 모아 연 전시회도 열렸다. 2011년 제8회 서울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모임인 ‘모리때’는 지난 10월 31일부터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 각’에서 제1회 정기 그룹전시회를 열었다. ‘모리때’는 ‘대들보’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문화예술 분야의 대들보로 성장하자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모리때 회원들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공단이 개최한 제8회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이미 세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권태수(회화), 모병옥(가구제작), 박숙은(사진), 박영란(전통자수), 박종호(양복), 임성노(사진), 장명희(압화공예), 진점분(전통바구니), 한의순(양장) 등 9명의 작가들이 총 3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모리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숙은씨는 “예술적 창의성이 대회에서만 일회성으로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발전해 가는 기능장인으로서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이제 첫걸음을 내딛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이야기로 관람객들을 감동시키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숙은 씨는 기능올림픽 사진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메달리스트다. 모리때의 작품은 11월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 개포동에 있는 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도 전시된다.

오는 12월 3일에는 서울 대방동의 여성플라자에서 ‘제3회 예끼가요제’가 열린다. 장애인 단체 활동가와 장애인 개인·팀이 노래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다. 예선을 거쳐 선발된 10개 팀이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글·하주희 기자

2012 장애인문화예술축제 홈페이지 www.dpifestival.or.kr

모리때 홈페이지 www.mor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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