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크고 작은 두 개의 정사각형이 있다. 그 넓이의 합은 4백68평방자이고, 큰 정사각형의 한 변은 작은 정사각형의 한 변보다 6자만큼 길다고 한다. 두 사각형의 각 변의 길이는 얼마인가?”
자[尺]라는 단위만 미터법 도량형으로 바꾼다면 딱 현대의 수학시험 문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이 던져진 공간은 공식 외교석상이었다. 조선 숙종 때인 1713년 청나라 사신 하국주가 우리의 수학자인 홍정하와 유수석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하국주는 청나라의 국립천문대 대장 정도의 벼슬을 하던 사람이다. 사신으로 온 그는 환영연을 준비하는 조선 조정에 “수학 잘하는 학자가 있냐”고 물었다. “내 취미는 수학문제 주고받는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래서 불려온 것이 홍정하와 유수석. 결과적으로 조선 수학자들의 완승이었다. 홍정하와 유수석은 하국주가 문제를 내는 족족 금세 풀었을 뿐 아니라 궁지에 몰린 하국주가 “그럼 당신들이 문제를 내 보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제를 던졌고, 하국주는 결국 “당장에는 못 풀겠지만 내일 답을 주겠다”고 항복하기에 이른 것.

수학교육을 전공하고 성균관대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저자는 “옛날 우리 선조들도 지금처럼 수학을 배웠나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가 온갖 자료를 모아 놓은 덕택에 서양수학의 도입 이전에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수학적으로도 선진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실학자로 유명한 홍대용은 당대 최고 수준의 수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쓴 <주해수용>이란 책은 수학적 내용으로 빼곡하다. 가령 “지금 어떤 사람들이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한 사람이 5냥씩 돈을 내면 6냥이 남고, 한 사람이 3냥씩 돈을 내면 4냥이 모자란다고 한다. 물건값은 얼마인가?” 같은 문제를 비롯해 논 면적 계산법 등을 적고 있다.
우리의 수학 역사는 까마득히 더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때의 석굴암 내 모든 공간이 1 : 2 비율의 직사각형으로 정확히 구성된 것, 석굴암 본존불의 비율이 ‘얼굴 : 가슴 : 어깨 : 무릎=1 : 2 : 3 : 4’라는 내용 등도 소개된다.
저자는 “연구를 하면 할수록 우리는 수학적으로 뛰어난 민족이고 과학정신이 우수한 민족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이제 확신이 들고 자부심이 생겨서 감히 조상님들의 위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최고의 영예
콘돌리자 라이스 | 진성북스·2만5천원
미국 최초로 흑인 여성 안보보좌관과 국무부장관을 역임한 콘돌리자 라이스가 쓴 책이다. 9백56쪽의 자서전 안에 ‘8년간의 미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9·11테러가 일어난 시점부터, 사건이 어떻게 전쟁과 연결되었는지 등 미국 안보·외교를 책임지며 겪었던 사건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와 함께 일한 동료, 각국 정상, 외무장관들에 대해서 과감한 평가와 묘사를 담았다.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이토 우지다카 지음 | 21세기북스·1만2천원
1950년부터 일본 고베에 있는 사립학교 ‘나다’에서 시작된 실험적 글읽기 수업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생들은 3년 동안 교과서를 버리고 소설책 1권을 읽는 수업을 들었다. 책을 천천히 깊이 음미하며 때론 흥미를 좇아 샛길로 빠지기도 하며 학생들은 슬로 리딩의 재미를 배웠다. 일본 주류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된 이 수업 수혜자들이 기억하는 하시모토 선생님과 슬로 리딩 수업의 장점을 담았다.
좋은 아버지 수업
임정묵 지음 | 좋은날들·1만2천8백원
사랑에 서툰 아버지들을 위한 책. 좋은 아버지가 되는 데 필요한 아버지다움과 요즘 아이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아이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전에 아버지로서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들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는, 엄마가 가정교육의 최전선에서 아이와 대치하고 있다면, 아버지는 후방에서 때로는 엄마를, 때로는 아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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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