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최근 다방면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비교적 탄탄한 경제기반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등급상향을 얻었다. 외교적으로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및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등으로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민간기업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싸이나 김기덕 감독, 손열음, 김연아 등과 같이 문화예술·스포츠계에서의 활약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지정학적 원인 등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힘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국가브랜드가 중요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제사회는 가파른 속도로 변화하며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기존의 국제관계에서 강조되던 국제정치와 군사력, 경제력, 인구 수, 국토 크기와 같은 전통적인 국력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는 견해들이 있는데, 최근 떠오르는 화두가 국가브랜드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과 같은 하드파워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품격이나 이미지 등의 소프트파워를 포함하기 때문에 단일개념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미지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
국가브랜드가 좋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한 국가의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아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져 선호도가 높아진다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측면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 즉 인바운드 측면에서는 외국에서 볼 때 투자지, 관광지, 거주지로서의 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아웃바운드 측면에서는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호감을 받게 되어 현지에서 우수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되고 상품수출에도 도움이 된다.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나라는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니다. 해외 국가들도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아시아권의 경우 뉴질랜드를 들 수 있다. 국가차원에서 최초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국가는 뉴질랜드다. 1999년 ‘1백퍼센트 Pure’ 캠페인을 펼치며 방송광고에만 2년간 4천1백만 달러를 투입했다. 그 결과 외래관광객이 53퍼센트나 증가했고 와인 수출액도 7배나 증가했다. 2003년부터는 미래혁신산업 분야 육성을 포함하는 제2의 브랜드로서 ‘New Thinking’을 개발해서 현재 사용 중이다.

최근 말레이시아도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특히 영국과 투자·무역을 증진시키기 위해 ‘말레이시아 속의 영국(Britain in Malaysia)’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슬로건으로 ‘친구 사이에(Just between friends)’를 사용했는데, 투자와 무역의 증진을 위해 양국 간의 우호를 나타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로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하는 영국계 회사를 스폰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관광을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진정한 아시아(Malaysia, Truly Asia)’를 브랜드로 제정하여 가장 아시아적인 아름다움이 유지되는 나라로 포지셔닝해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일본 역시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노력하고 있다. 눈부신 경제발전과 기술혁신 등은 일본의 패전국 이미지를 없애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기저에는 일본정부의 전략적 국가브랜딩 노력이 있었다. 정부는 우선 1960년대는 가격 패러다임, 1970년대는 품질 패러다임이었다면 현재는 브랜드 패러다임의 시대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총리 직속으로 콘텐츠 및 일본 브랜드 전문조사회를 신설하고 일본 음식문화 확산 보급, 지역브랜드 및 패션진흥에 초점을 맞추었다. 세계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국가를 목표로 상품은 물론 생활문화 전반으로 확대했다.
2005년 추진했던 ‘신일본양식(Japanesque Modern)’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전통문화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일본 국가브랜드의 세계적 확산을 도모했다. 민·관협력으로 신일본양식협의회를 구성하고 신일본양식 1백선을 발표하며 J마크 개발 등의 국가사업을 전개했다.
독일도 2차 세계대전과 나치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브랜드 개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아이디어 국가(Land of Ideas)’라는 슬로건하에 신선함, 흥미로움 등을 부각시켜 기존의 고정관념을 없앴다. 민·관 공동기구를 재단형태로 설립하여 독일 전경련 회장을 이사장으로, 독일연방정부 외교부와 경제부 장관을 등기이사로 참여시켰고, 전담홍보 대행사인 FC 도이칠란트(Deutschland)를 설립하여 대외적 이미지 개선과 대내적 국민의식 개선 캠페인을 병행했다.
프랑스는 ‘예술과 패션의 나라’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 문화원을 중심으로 언어교육은 물론 음악, 미술, 공연, 영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전세계 1백27개국 1백30개소에 설치된 프랑스문화원에는 13명의 주재관이 있는데, 특히 1883년 외무부 산하 비영리 민간단체인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세계 1천3백여 개가 설치되어 독립적인 재정으로 운영되며 프랑스 알리기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4시간 뉴스전문 텔레비전 채널인 프랑스 24를 활용하여 프랑스는 세련된 문화 이미지 뿐 아니라, 첨단기술의 프랑스로 브랜드화하기 위해 첨단산업에 대한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1993년 홍보심사위원회가 대통령 산하로 승격되었고 ‘프랑스의 파트너’라는 비공식 민·관 협력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상 5개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사점은 첫째 추진조직의 강력한 리더십, 둘째 국민적 공감대, 셋째 명확한 방향설정이 중요함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한국의 경우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립되어 한국의 국격향상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방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결과 이전에 비해 상당한 성과를 거둬 왔으나 자체 예산이 부족하고 타 부처의 국가브랜드 사업에 관한 평가권이 없는 위원회 조직의 한계로 인해 강력한 리더십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방향설정의 경우, 취약한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아울러 한국 강점을 차별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략수립을 통해 로드맵하에서 꾸준히 소통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글·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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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