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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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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금 대한민국은 절정기 사회(Peak Society)를 맞고 있다. 세계사의 흐름으로 볼 때, 절정기는 ‘새로운 도약이냐 아니면 과거에 대한 믿음으로 인한 추락이냐’라는 선택의 갈림길이다. 지난 수년간 삼성, 현대, LG 등 국내 기업이 각자 영역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며 국가브랜드를 끌어올렸다. 우리의 전통 및 현대문화로 무장한 한류열풍이 이미 선진시장을 누비며 명품 대한민국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민간 부문의 선전은 정부 부문으로 확대됐다. 한국 외교사에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되는 G20 정상회의 및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온 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함께 환호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 유엔 안보리 이사국 가입에 이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 등 대한민국은 지금 국운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정기가 갈림길이라면, 그것은 곧 형식과 내용의 갈림길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주장했듯이 지금까지 주력한 형식적 국가발전에서 이제는 정신적 국가로의 도약을 논할 때다. 이제는 단기적 이벤트, 홍보, 전시성 활동에 의존했던 시대에서 벗어나 기초를 튼튼히 하고 혼이 지배하는 윤리적이며, 신뢰에 기초하는 국가를 추구할 때다. 세계화의 적응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로 발돋움하여 세계화의 리더로서의 길을 가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를 갖춘 국가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첫째, 국가의 정신적 기초와 토대의 형성이다. 신뢰에 기초한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는 리더십의 다양화를 가져다준다. 단순한 경제 리더십에서 정치, 외교로 확장된 일련의 총체적 리더십을 가능케 한다.

둘째, 베풂의 리더십이다. 최근 ODA(공적개발원조)의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가 변모되면서 고난을 이해하는 국가로 베풂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셋째, 글로벌시장에서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과 가치(value)을 실천하는 공공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서구의 번영과정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개인과 가문, 지역의 공동체들이 더 큰 공동체를 위하여 헌신하고 희생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명품 국가브랜드는 명확하고도 독창적인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 프랑스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듭하면서도 자유·평등·박애를 국가 정체성으로 유지했으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같은 정신을 녹여 내었다. 이러한 정체성 형성이야말로 무분별한 국가 활동을 제어하는 한편 차별화되고 절제되며 일관된 국가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

명품 브랜드 국가란 다름 아닌 내면적으로 성숙한 국가의 품격이 사회에 녹아 있는 국가브랜드이다. 절정기에 있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형식에서 내용으로 움직일 때 더 큰 성장이 온다. 이러한 국가야말로 정신적 품격을 갖춘 명품 브랜드이다.

 

글·김유경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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