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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감성여행 <팔방미인 여행지 강원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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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철의 끝자락이긴 하지만 지금 설악으로 향한다면 극심한 교통난을 피해 단풍을 즐길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우선 남설악으로 방향을 잡아 보자. 남설악은 외설악의 남성미와 내설악의 여성미를 모두 지니고 있다. 남설악의 중심에 있는 주전골은 남녀노소 모두 쉽게 오를 수 있는 단풍놀이의 단골코스다. 설악에서도 가장 짙고 아름답다는 단풍을 볼 수 있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 홍엽의 색깔을 가득 담은 계곡, 그리고 숲 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설악을 찾는 이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가을 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화려함을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전골은 남성적인 외설악의 웅장함과 여성적인 내설악의 포근함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데, 설악산의 모든 장점을 한데 모아 놓은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주전골의 등산코스는 오색약수터에서 성국사, 선녀탕, 금강문을 거쳐 용소폭포와 십이폭포까지 오르는 구간이 가장 일반적이다. 다른 등산로에 비해 길이 험하지 않고, 산행시간이 짧은 편이다. 새빨간 당단풍과 주홍색을 띠는 활엽수가 온 골짜기를 뒤덮고 있다. 여기에 파란 하늘과 웅장한 암봉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가을철에는 단풍이 곱게 물든 계곡과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등산로는 산책로처럼 평탄하다. 경사지고 위험한 곳에는 철다리와 안전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여성이나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입구에서 용소폭포에 이르기까지 계곡을 따라 늘어선 병풍바위, 칠형제봉 등의 암봉들은 골짜기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계곡과 암봉으로 꾸며진 등산로를 걸으며 만끽하는 해방감은 주전골을 찾는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이다. 약 3킬로미터의 짧은 등산로지만 설악산 단풍의 장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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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터에서 시작하는 산행코스. 오색약수는 철분을 다량 함유한 탄산수로 톡 쏘는 맛을 낸다.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길을 따라 10여분 걸으면 성국사가 나타난다. 비교적 넓은 등산로라 오고가는 등산객이 많아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성국사는 일명 ‘오색석사’라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사찰 내 화원에는 다섯 가지 색을 가진 꽃이 피는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곳 지명이 오색리가 되었고 약수터에도 오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성국사를 지나면 계곡 절경지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심한 가뭄에도 옥수가 흐른다는 계곡을 끼고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도열해 있다. 이곳에서부터 선녀탕에 이르는 구간이 최고의 절경이다. 새빨간 당단풍을 주인공으로 하여 밝은 주홍색과 갈색을 띠는 활엽수와 사철 푸른 소나무가 골짜기를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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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파란 하늘과 웅장한 암봉, 그리고 계곡물은 훌륭한 무대장치로서 그 역할을 다한다.

오색의 화려한 빛깔은 거울처럼 맑은 옥류에 반사돼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만든다. 선녀탕은 흰 바위를 타고 여러 개의 소가 연이어 있다. 달빛이 밝은 밤에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고 돌아갔다는 구설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금강문까지는 산길이다. 하지만 말이 산길이지 산책로처럼 순탄하다. 등산을 하는 동안 계곡의 물소리가 발걸음에 흥을 돋운다.

금강문은 주전골 한가운데 위치한 바위다. 두 개의 바위가 서로 기대 서 있어 사람들이 드나들 정도의 틈이 있다. 마치 출입문처럼 생겼다. 불교에서는 금강문을 잡귀가 미치지 못하는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긴다. 이름처럼 이곳을 지나면 절벽과 숲, 계곡의 풍광이 잘 어우러진 주전골의 또 다른 비경지대가 펼쳐진다.

금강문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용소폭포가 있다.

폭포 아래에 살던 이무기 두 마리가 승천을 하려 했으나 암컷이 준비가 안되어 수컷만 하늘에 올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폭포는 그리 크지 않지만 너른 소를 만들어 놓았다. 폭포 위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한계령과 만난다. 십이폭포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20분 정도 가면 있다.

본래 주전골이라 하면 금강문에서 십이폭포까지의 계곡을 말한다. 조선시대에 승려로 위장한 무리들이 이곳에서 몰래 위조 주화를 만들었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 주전골이 좋은 이유는 눈이 즐겁고 입이 행복하고 몸이 편안한 여행지라는 점이다. 깊은 산에서 나는 자연산 송이를 비롯해 고유의 약초와 산채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자연의 정기마저 느껴진다. 주전골이 위치한 해발 6백미터는 인체에 적합한 기압상태를 유지해 최적의 생체리듬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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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는 옛날부터 치료효과가 뛰어난 물로 알려져 왔다. 이 약수로 오장육부를 적셔 주면 심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온천욕으로 피로를 말끔히 풀 수도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호사로운 여행지는 없을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관광객이 오색온천을 찾는다. 이 온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온천이다. 온천지대엔 10여 곳의 온천탕이 있다. 그중 오색그린야드호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색온천과 탄산온천이라는 두 가지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색온천은 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부에 닿으면 미끈미끈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신경통과 피부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치료와 피로회복에 좋다고 한다. 탄산온천은 호텔에서 개발한 것으로 일본의 유명한 탄산온천인 아리마온천을 능가하는 수질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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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탄산과 이산화탄소 등 인체 유효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고혈압, 동맥질환, 간경변, 당뇨병 등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탕 입욕 30초 뒤부터 신체의 약한 부위나 상처 난 부위가 따끔거리며 기포가 생겨나고 돌기가 솟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인한 왕성한 혈액순환의 결과다. 초대형 개폐식 온천 수영장은 야외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게끔 투명돔으로 만들어 놓았다.

설악산을 내려와 차를 타고 양양방향으로 이동하면 낙산사가 나온다. 2005년 화재로 원통보전, 홍예문 등이 불타 버린 천년고찰. 지금의 낙산사는 조선 초기 고증을 통해 다시 지어졌다. 여전히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본모습을 찾아 가고 있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낙산사는 가능하면 들러 보기를 권한다.

동해바다를 향해 자리 잡은 거대한 해수관음상으로 이어진 길이 으뜸이다. 의상대에서 바닷가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고 역사를 아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곳을 여유있게 둘러보려면 적어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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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하조대로 시선을 던져 보자. 우뚝 솟은 기암절벽이 노송과 함께 어우러져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 서면 동해안의 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잠시 머물다 간 곳이라고 해서 두 사람의 성을 따 하조대로 명명됐다고 한다. 이곳은 태조 왕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하조대에서 바람을 쐬고 난 후 바로 옆 구름다리를 건너 10여미터쯤 절벽을 따라 들어가면 새하얀 등대가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하조대에서 맞는 일출은 아름답고 장엄하기로 유명하다.

이곳 일출을 보기 위해 설악의 등산객이 발걸음을 멈춘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바다를 비추는 등대 불빛을 감상하고 가는 관광객도 많다. 양양의 바닷가 풍경은 아무런 장식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양양의 숨겨진 미항 남애항도 드라이브를 겸해 둘러보면 좋다. 주문진항이나 대포항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포구다.

글과 사진·유철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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