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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환경선진국 독일 꺾자 세계가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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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F는 아시아 국가가 유치한 최대 규모의 글로벌 국제기구다. 세계 1백90여 개 회원국을 두고 초기 사무국 직원만 5백여 명에 달한다. GCF 사무국 송도 유치는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8)에서 승인된다. GCF는 2020년부터 선진국들로부터 1천억 달러를 모금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에 지원할 예정이다. 카타르 총회에서 각국의 기금 분담 규모나 사무국의 운영 방안 등이 결정된다.

사실 독일은 우리나라가 GCF 유치전에 뛰어들 때만 해도 경쟁상대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민족 특유의 ‘정성’을 보여줬다. 지난 8월 열린 공식 프레젠테이션에서 독일은 ‘지원하겠다’는 설명 한 줄이 달랑 달린 메르켈 총리의 사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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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유치를 호소하는 1분30초짜리 동영상을 틀었다. 회원국들은 한국의 태도가 가장 성의 있고 충실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투표 10일 전까지도 판세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독일을 제외한 23개 이사국에 “한국을 지지해 달라”는 친서를 보냈다. 당시까지 지지국을 정하지 않은 나라의 정상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회담을 가졌다.

한국이 ‘정성’을 보이자 아시아 국가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중국은 “환경 국제기구는 아시아에 있어야 한다”며 한국을 공개 지지했고, 일본도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멕시코의 칼데론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아미고(친구), 우리가 컷오프에서 떨어지면 다른 중남미 국가와 함께 한국을 밀겠소”라고 약속했다. 남아공 대표는 10월 17일 GCF 이사회 리셉션에서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녹색성장과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자 유럽 10개국 중 3개국이 막판에 한국 지지로 돌아섰다. 이에 놀란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직접 각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며 역전을 노렸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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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기금 사무국에 2019년까지 최소 5천5백만 달러(약 6백억원)에 해당하는 금품과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스위스 등 쟁쟁한 경쟁국을 물리치고 투표권을 가진 24개 이사회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내놓은 일종의 선심 공약이었다. 그런데 독일은 우리보다 더 큰 조건을 제시했었다. “사무국 건물을 새로 지어 무상 임대한다”는 조건은 한국과 마찬가지였지만 “2014년부터 각종 운영비로 매년 7백만 유로(약 1백억원)를 기한 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상품 수출국이다. 명목 GDP가 3조3천억 달러(2011년 기준)에 달하는 이 나라는, 2003~2009년 6년간 연속해서 수출 세계 2위를 고수한 무역 대국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 총 GDP의 20.5퍼센트를 차지하는 유럽 최대의 경제강국인 독일은 높은 기술수준, 효율적인 생산성, 축적된 사회간접자본, 전문직업인력을 양산하는 교육 체제, 안정적인 정치-경제 시스템, 확고한 지방분권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복지 제도 등을 바탕으로 높은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8천3백25억 달러(2011년 기준). 세계 15위권 경제규모이긴 하지만, 독일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잠재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하다. 1961년 1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은 2007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천만명인 ‘20-50 클럽’에 가입했다. 46년 만에 1인당 경제규모가 평균 2백43배나 성장하는 믿기 어려운 기적을 이룬 것이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지구촌 최빈국이 불과 50년 만에 급성장해 유럽 최강국 독일을 누르고 GCF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더욱 뜻깊다.

글·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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