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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재정건전성 유지할 안전판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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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감세 및 지출확대에 의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2009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1퍼센트에 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0.1퍼센트에서 33.8퍼센트로 급증하는 등 국가재정이 크게 악화되었다. 이에 정부는 2009년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자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였고 지난해까지 정책강도를 높여 왔다.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2009년 9월)에서 재정정책 기조를 경제위기 극복에서 재정건전화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2013~2014년 재정수지 균형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정부는 양호한 경제회복을 바탕으로 균형재정 목표 달성 때까지 예산편성 과정에서 지출증가율을 수입증가율보다 매년 2~3퍼센트포인트 낮게 유지하는 일시적 재정준칙(fiscal rule)을 2010년 9월 도입하고, 1년 뒤인 지난해 9월 재정균형 2013년 조기달성을 천명하는 등 재정건전화 정책을 강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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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상황이 악화되더니 올해 들어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경기회복이 계속 지연되자, 일부에서는 재정확대에 의한 경기부양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9월 말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4퍼센트대 중반 정도는 될 것으로 전망되었는데, 지난해 말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자 3.7퍼센트로 하향 조정되었다.

올해 들어서도 정부의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6월 28일)에서 3.3퍼센트로 또다시 하향 조정되었고, 국제기구와 국내외 기관의 전망치도 2.5~3.3퍼센트 정도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다소 상승하겠지만 3.4~4.0퍼센트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여야간 논란이 됐던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두 차례 발표했는데, 그 규모가 1차(6월 28일) 8조5천억원, 2차(9월 10일) 5조9천억원에 달한다.

2013년 예산안 및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2012년 9월)에서도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세입이 감소하겠지만,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을 위해 지출규모는 줄이지 않기로 했다. 경기침체로 당초 계획보다 국세수입이 7조8천억원 줄어드는 등 재정수입이 2조6천억원 감소하는데, 재정지출은 6천억원 증가해 재정수지와 국가채무가 5조원 정도 악화된다.

이에 균형재정 달성시기가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미뤄졌다.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어 건전재정 유지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전략적 대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정건전화 정책 기조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다. 유럽재정위기 등 외부요인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되어 일보 후퇴하는 것일 뿐, 아직까지는 2009년 당초 정부가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할 때 설정했던 2013~2014년 재정수지 균형은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경제상황이 양호했던 작년까지 재정건전화 목표를 초과 달성하여 다소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수치로 보자면, 2010년 및 2011년에 재정적자 목표를 17조1천억원 및 11조6천억원 정도 초과 달성하여, 2009년에 2012년 말 국가채무가 4백74조7천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4백45조2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재정융자 지출을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하여 마련한 6조7천억원과 더불어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확대, 신흥시장 개척 지원, 수출 마케팅 강화, 지역생활 인프라 및 지방대학 시설투자 등 내수 활성화, 수출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활력’ 지원과 일자리 확충, 맞춤형 복지 등 ‘민생안정’ 지원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그러나 내년도 재정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전망이므로 향후 재정건전화 정책기조가 더 이상 후퇴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부진한 금년도 경제실적이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세수입 목표미달 사태를 초래했는데, 시차를 두고 내년도 조세수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치권의 복지지출 확대 요구도 거세다. 특히 금년도 국가채무비율은 GDP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어 예산상의 계획치 33.3퍼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34.0퍼센트에 달해 사상 최고치였던 2011년 수치와 동일해질 것이다. 혹시 신정부 출범 이후 재정규율이 다소 느슨해지기라도 한다면 재정건전화 추세가 크게 꺾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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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나 정치적 영향에 대한 재정정책의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재정제도를 강화해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한 시스템적 안전판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재정준칙을 중심으로 총량적 재정규율을 강화하여 국가채무비율의 하락세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종전의 재정건전화 정책을 재정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국제적인 권고치에 경제위기 대비 및 통일 초기비용 등 우리나라 특수상황을 감안하여 국가채무의 중장기 목표를 GDP의 25퍼센트 이내로 설정하여야 한다.

또 세출 구조조정에서는 주요 선진국처럼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구분하여 재정지출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거전재정보고서>를 발간하고 선거공약의 재정추계 결과를 검증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정치적 예산순환’ 방지에도 노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저출산·고령화, 복지확대, 경제위기, 통일비용 등 미래 재정위험에 따른 재정부담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중장기 재정전망을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

공기업 부채, 연금충당 부채 등 다양한 형태의 공공부문 부채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항목별로 차별화한 관리를 하는 ‘공공부문 부채 종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글·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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