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저는 방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장면을 보았습니다. 장미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이군요. 관중도 그녀의 초연한 ‘올림픽 고별 의식’에 감동했는지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네요.”
8월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79킬로그램 이상 결선에서 장미란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한 20대 청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린 관전 소감이다.
장 선수는 이날 합계 2백89킬로그램(인상 1백25킬로그램·용상 1백64킬로그램)을 들어올려 4위를 했다. 용상 3차 시기에서 성공하면 동메달이 확실한 1백70킬로그램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결과에 승복하듯 말없이 바벨을 어루만지더니 오른손에 입술을 댄 후 바벨에 키스했다. 그러곤 조용히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하더니 특유의 미소 띤 얼굴로 손을 흔들며 퇴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그의 ‘아름다운 퇴장’을 배웅했다.


8월 5일은 사격의 진종오 선수가 자신의 두번째 금메달을 거머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언론은 진종오 선수 못지않게 장미란 선수 소식도 비중 있게 다뤘다. 또한 국민들 사이에서 장미란의 ‘고별 의식’과 ‘뜨거운 눈물’이 단연 화제가 됐다. 기대했던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는데도 장미란의 경기 장면이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었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최선을 다한 한 선수의 아름다운 퇴장. 메달도 좋지만 이런 선수들이 있어 올림픽이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름다웠던 그녀가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그 어떤 국민도 비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등 격려의 메시지가 릴레이 경기를 하듯 끝없이 이어졌다.
유명인 중에서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 눈에 띄었다. 이씨는 “육신의 목에 걸린 금메달만 금메달이 아닙니다. 영혼의 목에 걸린 금메달이 진짜 금메달입니다. 아 장미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국혼에 진실로 아름다운 금메달을 걸어준 여인.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SNS를 통한 응원전은 수영의 박태환 선수와 유도의 조준호 선수에 이어 펜싱의 신아람 선수가 오심으로 눈물을 흘리자 다소 거세지는 분위기였다. 오심을 한 심판의 과거 이력과 사진을 올리는 등 공격적인 메시지가 많이 올라왔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멋지게 설욕하라”는 응원 메시지가 더 많았다.


SNS는 응원은 물론 경기일정 등의 정보, 오심 등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항의와 탄식까지 한데 어우러져 ‘소셜림픽(Social+Olympic)’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 각국 출전 선수들의 SNS를 한데 모은 사이트를 운영했다. 대한체육회도 페이스북에서 응원 메시지를 모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편파 판정으로 상심이 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와 더불어 금메달을 선사하자는 취지의 공모전이 열려 화제가 됐다.
온라인 사이트 ‘더콘테스트(www.thecontest.co.kr)’는 ‘진정한 챔피언 박태환, 조준호, 신아람을 위해’라는 제목의 응원 메시지 공모전을 8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 동안 진행했다. 공모전을 기획하고 개최한 이는 ‘무아아범’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보며 그들의 만행에 분노와 화가 치밀어 올라 잠이오지 않는다”며 “우리 국민을 위해 싸운 진정한 챔피언 박태환, 조준호, 신아람 선수에게 세계에서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금메달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공모전 개최 취지를 밝혔다.
공모전은 사이트를 방문해 자신이 원하는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기면, 이에 공감하는 이들이 투표해 그 수에 따라 선수들에게 줄 금메달 제작비가 누적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작한 날부터 줄곧 1위를 질주한 메시지는 ‘기억이 안나’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 조준호 선수에게 남긴 “조준호 선수, ‘청기 내려 백기 올리고’ 장난게임에서 진 것일 뿐 올림픽 유도의 금메달 주인은 당신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였다.
그밖에 “신아람 선수, 당신의 1초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미우미우), “이제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아니라, 시계가 가지않는 나라로 바꿔 불러야겠군요!”(글램걸), “런던올림픽은 멘붕 올림픽”(킹) 등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메시지가 인기를 끌며 상위에 랭크됐다.
이 행사는 공모 시작 1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누적 상금액이 1백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디어 소셜펀딩 사이트인 인큐젝터(www.incujector.com)에서 장미란재단과 함께 진행 중인 ‘Be인기 종목 캠페인’ 역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원금을 모금해 펜싱, 체조, 근대5종, 역도 등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이 캠페인에는 수백 명이 참여해 8월 10일 현재 4백70여만원의 성금이 쌓였다. 캠페인은 9월 20일까지 계속된다.
글·서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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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