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구시 달서구의 성서산업단지 1차 단지에 위치한 주식회사 화신테크의 널찍한 공장 안. 제법 쌀쌀한 날씨였던 지난 11월 28일 방문한 화신테크 공장 안은 각종 금형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계 소음이 가득했다.
약 7천6백평방미터의 널찍한 면적에, 천장은 보통 건물 3층 높이인 공장 안 곳곳은 자동차 외형을 이루는 프레스 금형 제작에 바빴다. 공장 내부는 사무실 온도와 사뭇 차이가 나 곳곳에서 선풍기형 난방기를 틀어놓고 작업 중이었다.
‘2012 뿌리기업 명가’ 국무총리 표창자인 화신테크는 자동차용 프레스 금형의 설계·제조 전문회사다.


지난해부터 뿌리기업 명가를 선정해 온 지식경제부는 금형·소성가공·열처리·용접·주조·표면처리 등 6대 뿌리산업 분야에서 ‘20년 이상된 중소기업으로서 2대 이상 뿌리산업 분야 가업을 승계한 기업’중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우수 뿌리기술 보유 기업을 대상으로 뿌리기업 명가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창립 27년째를 맞는 화신테크는 정재형(81) 대표가 1985년 화신금형이란 명칭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1991년 화신테크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2006년부터 정 대표의 차남인 정유진(46) 대표가 부친의 뒤를 이어오고 있다.
정재형 대표는 요즘도 일주일에 2~3일씩 회사에 출근하며 불모지에서 국내 최고의 자동차 금형 프레스 전문기업을 세웠다는 열정과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의 단순 하청업체에 머물지 않고,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개발을 병행해 온 화신테크는 자동차 금형 이외에도 특수금형 부문의 ‘하이드로포밍(고무막과 액압을 이용한 판금가공)’과 ‘핫 프레스포밍(열간 성형)’ 기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켜 포스코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2006년에는 우리나라 프레스 금형 전문업체 중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도 했다.
공장 건물 옆 사무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재형 대표는 먼저 “뿌리기업으로 선정된 데 대해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뿌리산업은 정말 중요한 산업입니다. 많은 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제까지 걸어온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1등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회사 설립 전까지 정재형 대표는 ‘섬유맨’이었다고 한다.
“당시 제가 다니던 제일모직은 남들이 부러워하던 ‘쩌렁쩌렁한’ 회사였어요. 어느 날 유럽 연수를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 되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죄다 노인들뿐이더군요. 그래서 더 이상 섬유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귀국 후 사표를 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 전혀 경험도 없던 자동차 부품 제작에 뛰어들었다.
“양복 대신 작업복 차림으로 출퇴근을 하고, 낡은 구두만 신으며 모은 월급을 다 털어 넣었지요. 잘 살아보자고, 산업화에 목을 매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는 정재형 대표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우리보다 앞섰던 일본을 오가며 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가 납품하던 자동차 제조사에서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면 그걸 또 해결하면서 불량률을 줄여나갔지요. 언젠가부터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협력업체로 화신테크를 꼽게 되더군요.”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아들 정유진 대표는 올 시무식에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자동차 금형 프레스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을 내놓았다. 이미 지난 9월 미국 자동차 제조사와 29억6천6백만원 규모의 금형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내년에는 대구시 달성군의 테크노폴리스 부지 2만6천평방미터를 매입해 공장을 증설하고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자동차 산업 위축에도 불구하고 3백50억원(2011년 약 3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화신테크는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해외시장에 진출해 오는 2015년이면 금형 및 자동차 부품 매출이 국내 6백억원, 해외 4백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의 세계에는 트릭이 통하지 않습니다. 성실하게 내실을 다져온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자부합니다. 요즘에야 주목을 받고, 테크노폴리스 부지도 배정받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걸어온 어려운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아들이 제 뒤를 이어 도약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한 노력으로 고객과 지역사회, 국가에 이바지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화신테크를 키우고 싶습니다.”
뿌리기업의 99.9퍼센트(2만4천9백63개 업체)가 중소기업이고, 90퍼센트가 수요기업의 2~4차 협력사로 공급망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뿌리산업 종사자 수는 25만명, 전체 제조업 종사자(3백41만명)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2010년 통계청).
열악한 여건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기술력 하나로 승부하는 뿌리기업들. 이들의 모습을 화신테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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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