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가 해외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건 지난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였다. 이로부터 47년이 지난 올해 6월 우리는 해외 건설시장에서 누적수주액 기준으로 5천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54퍼센트인 2천6백83억 달러가 플랜트 건설로 벌어들인 외화였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플랜트 분야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플랜트 수주액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해외 대형 플랜트 사업이 일정대로 순항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와 한국플랜트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7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서 연이은 프로젝트 수주로 6월 한 달에만 1백36억 달러를 수주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카본 블랙 앤 코커 프로젝트(Carbon Black & Delayed Coker Project)’는 27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이었다.


올해는 또 국가 간 산업협력 등이 진전된 결과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의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플랜트 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되는 경향도 조금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중동 플랜트 수주가 전체의 50퍼센트에 달할 정도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5퍼센트 선으로 떨어졌다.
특히 아시아 수주 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호주에서 발주한 대형 해양플랜트 사업인 INPEX CPF(해양가스처리설비)는 국내 한 대기업이 수주했고 한국·카자흐스탄 산업협력의 결과물인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따냈다. 카자흐스탄 발전소 건설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하고 총 21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올해 상반기 중동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수는 다소 줄었다.
중남미 지역 등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성과도 있었다. 현대건설이 올 상반기에 14억 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 크루즈 정유공장 건설 건을 확보했고 포스코건설도 12억 달러를 투자하는 칠레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설비 분야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라빅 정유 및 석유화학단지 2단계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인해 석유화학 분야 실적이 크게 늘었다. 해양플랜트 분야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25퍼센트 가량 줄어든 90억 달러 수준을 맴돌았다.
정부는 제2의 중동붐을 맞아 지난 5월 플랜트를 포함해 전략산업에 대한 ‘중동진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한 바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플랜트 산업 발전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또 “플랜트 원천기술 확보, 엔지니어링 역량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수행실적(Track Record) 확보 등 산업 내실화를 위해 지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바이오가스 플랜트처럼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플랜트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능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첨단장비를 동원, 공기를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플랜트 업체들은 벡텔 등 해외 굴지의 플랜트 전문기업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플랜트업계가 당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리 기업들은 플랜트 중에서도 시공 위주의 역할을 맡고 있어서 디벨로퍼(Developer)로서의 기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원스톱(One 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주기적 관점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벡텔이나 KBR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플랜트 사업 기획에서부터 운영관리까지 모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프로그램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또 중동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판으로 ‘제2의 중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따라 개별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우리 기업이 지향하는 타깃(Target) 국가를 기초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논리다. 제2의 중동을 아시아, 동유럽, 북아프리카 등의 신흥시장에 맞춰 두번째 신화를 이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플랜트 업계가 석유화학 분야에 치중해 왔지만 이제는 발전, 가스 등 에너지 관련 플랜트로 다변화해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현실을 감안, 자원확보와 플랜트 사업을 연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최근 태국 마타풋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하고 나이지리아 해상유전 개발권을 확보한 것은 국내 업체 간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공업체 간 또는 석유공사, 한전 등과 팀을 구성해 공동으로 해외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도 고민해 볼 때다.
글·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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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