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연봉킹’ 김주성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조심스럽게 농구대표팀 은퇴 얘기를 꺼냈다. “내가 없어도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다”고 했다.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았던 꾸준함과 노련함의 대명사인 김주성을 대신할 수야 없겠지만 그가 꼽은 후배는 ‘차세대 김주성’으로 손색없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프로에 입단한 오세근이다. 김주성이 ‘완성형’이라면 오세근은 ‘진행형’이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한 명밖에 뛸 수 없어 국내 빅맨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번 시즌 화두는 단연 KGC인삼공사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중 절반이 넘는 감독들이 인삼공사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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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창진 감독은 한술 더 떠 “인삼공사가 KCC나 동부를 이기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신선한 팀이 돌풍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듬뿍 응원을 보냈다.
인삼공사는 혹독한 두 시즌을 보냈다. 눈앞의 성적은 포기하다시피 한 채 ‘미래’를 겨냥했다. 간판 포인트가드 주희정을 SK로 보내고 SK의 루키 김태술을 데려온 게 신호탄이었다. 김태술은 인삼공사로 온 뒤 곧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인삼공사는 2009~2010시즌엔 외국인 선수 나이젤 딕슨을 내주고 KT에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아왔다. 행운이 겹쳐 그해 드래프트 1·2순위로 박찬희와 이정현을 동시에 품었다. 그리고 ‘오세근 드래프트’로 불린 2011 KBL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오세근을 거머쥐었다.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2년 반을 기다린 한을 풀었다. 리빌딩(재건)이 끝났다”고 소리쳤다.
리빌딩의 마지막 퍼즐이 된 ‘특급루키’ 오세근은 중앙대 1학년부터 ‘괴물센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서 든든히 한국 골밑을 지켰다. 중앙대 52연승의 신화를 이끌었고 한국농구 사상 최초인 쿼드러플 더블(4개 부문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올리는 것)을 기록하기도 했다. 2미터·105킬로그램의 당당한 체구에도 스피드 농구를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오세근 외에 만능포워드 양희종과 터프한 수비력의 김일두, 차세대가드 김태술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무모할 정도로 끈질긴 리빌딩 작업에 행운이 더해진 결과다.
이번 시즌 그 뚜껑이 열린다. 멤버로는 빈틈없다. NBA(미 프로농구) 출신 로드니 화이트에 오세근-양희종-박찬희-김태술로 이어지는 ‘베스트5’는 이름만으로도 배부르다.![]()
오세근이 데뷔 시즌 챔피언을 꿰차려면 김주성을 넘어야 한다. 김주성은 설명이 필요 없는 KBL 최고의 빅맨. 2미터5, 92킬로그램으로 다소 호리호리하지만 골밑에서의 중량감은 국내 최강이다. 성실하고 기복 없고 영리하다. 무엇보다 포스트에서 끈질긴 수비로 상대팀의 공격을 원천봉쇄한다. 감독들은 “10점을 넣어도 10점을 막는선수”라고 혀를 내두른다. 데뷔했던 2002~2003시즌부터 팀을 챔피언에 올려놨고, 최근 9시즌 중 세 번의 우승에 앞장섰다.
‘김주성의 동부’는 더 완벽해져서 돌아왔다. 지난 시즌 KBL을 강타했던 ‘트리플 포스트’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은 올해도 유효하다. ‘트리플 포스트’는 높으면서도 빠르고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까지 탁월해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다른 팀들이 새 외국인 선수와 호흡을 맞춰야 하지만 재계약한 벤슨은 동부의 농구에 단련돼 있다. 라운드 초반부터 빈틈없는 조직력으로 나설 수 있다.
전력 누수도 거의 없다. 석명준과 최윤호를 영입해 팀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인 외곽슛까지 보완했다. ‘초보딱지’를 뗀 강동희 감독은 세밀한 전술운영과 탁월한 임기응변으로 최고 명장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동부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고도 1위 KT를 누르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KCC와 명승부를 펼쳤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그친 한을 이번에 풀겠다는 각오다.
동부는 지난 시즌 평균 70.1점을 내주는 ‘짠물수비’로 승수를 쌓았다. 그러나 득점은 평균 73.9점으로 꼴찌였다. 점수를 쉽게 주지 않았지만 많이 넣지도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달라졌다. 시범경기를 통해 ‘공격농구’를 선보였다. 김주성과 ‘리틀 김주성’ 윤호영은 외국인 선수가 한 명뿐인 상대 골밑을 자유자재로 휘저었고 외곽에서는 안재욱과 최윤호의 3점포가 림을 갈랐다.
강동희 감독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다보니 각자의 움직임에 익숙해졌다. 외곽이 받쳐주면 다득점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ㆍ조은지 (서울신문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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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