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보가 넘쳐난다. 기존 매체만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인터넷 활용이 일상화하면서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정보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채는 일이 쉽지 않다. 걸러내고 비교·검증해서 종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치를 가늠하는데 개인이 이런 경지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데이비드 맥캔들리스는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시각화를 하면 어떨까?”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 <정보는 아름답다>이다. 지은이는 ‘시각화’라는 현자의 돌로 정보의 연금술을 펼친다. 될 수 있는 한 글자를 줄인, 그래프와 지도로 가득한 책을 선보였다. 아름답다고 한 것은 지은이의 자부심일 터. ‘보기에 좋더라’ 정도로 칭찬할 만한 수준은 분명하다.
이 책은 뛰어난 교사가 강의하다가 내용을 잘 전달하려 칠판에 도표를 그리는 상황을 연상하면 딱 맞다. 말이 많고 글 내용이 장황하다고 해서 이해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한편의 그림이나 도표가 더 적절할 수 있다.![]()
‘좌파 우파’ 항목만 보아도 그렇다. 이 개념을 설명하려면 문고본 한권 정도는 족히 필요하다. 그런데 지은이는 두 쪽으로 펼쳐진 도표를 통해 이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낸다. 도표라 오히려 좋은 점은 비교 항목별로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사회와 문화’ 항목을 꼽을 수 있다. 우파는 지금 이대로의 세상이 좋다는 현상유지를 기조로 삼는다. 좌파에는 더 나은 세계가 가능하다는 유토피아주의가 깔려 있다. 우파는 배제, 안정, 민족주의를 좌파는 포용, 다문화, 발전을 키워드로 삼는다. 우파는
개인의 도덕에 기초한 공동체를, 좌파는 사회적 윤리에 기초한 공동체를 지향한다. 단순하지만 핵심사항을 잘 요약해놓았다.
도표나 그림으로 표현해서 내용을 더 극적으로 바꾸는 예도 있다. ‘바닷물이 밀려온다!’는 몇 년 후에 도시들이 바다에 잠길지를 예측한 항목이다. 베네치아는 1백년 후에, 상하이는 4백년 후에, 뉴욕은 1천년 후에 바다에 잠긴다. 이 건조한 내용을 도표와 그림으로 표현해 위기감이 훨씬 크다. 거기에 덧붙여 세계지도를 80년 뒤, 8백년 뒤, 8천년 뒤 항목으로 제시해놓았다. 이 그림을 보면 온난화현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심각한 내용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커피의 종류’ 항목은 다양한 커피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게 한다. 마로키는 에스프레소+초콜릿 파우더+우유거품으로 이루어졌다.![]()
많이 마시는 카페라테는 에스프레소+따뜻한 우유+우유거품이다.
역시 많이 마시는 카페모카는 약간 복잡하다. 에스프레소+초콜릿시럽+따뜻한 우유+휘핑크림이다. 아이리시는 에스프레소+물+위스키+휘핑크림이다. 크라파는 인스턴트 커피+물이니, 앞으로 “다방커피 마신다” 하지 말고 “크라파 즐긴다”고 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 항목도 도표로 그리면 관련정보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로선은 상업적 성공기준을 뜻한다. 수익률이 3백퍼센트 정도 나야 성공했다 본다.
세로선은 볼 만한 가치 기준을 뜻한다. 각 영화의 장르는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했다. 2008년 흥행에 참패하고 작품성도 최악이었던 작품으로는 <러브 구루>와 <컬리지 로드 트립>을 꼽을 수 있다. 흥행도 대박 나고 작품성도 뛰어났던 작품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였다.
물을 흐르게 그냥 두면 쓰임새가 거의 없다. 모아 저수지에 가득 채워놓으면 쓸 데가 많다. 정보과잉의 시대를 살면서 정보를 더 쓰임새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일단 <정보는 아름답다>를 보면서 시각화, 도표화, 체계화의 미덕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나만의 정보 처리법을 마련하면 좋을 성싶다.
글·이권우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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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