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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사서가 추천하는 책 [이그노벨상 이야기]




매년 10월, 노벨상 6개 분야의 수상자가 발표된다.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으레 열리는 행사가 있다. ‘엽기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그(Ig)노벨상’ 시상식이다. 미국의 과학 유머잡지 ‘황당무계 연구 연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 AIR)’가 1991년 제정한 상으로 ‘흉내 낼 수도 없고, 흉내 내서도 안 되는’ 기발한 연구에 주어진다.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이 이룬 업적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놀라서 머리를 흔들게 만든다.
 

‘황당무계 연구 연보’의 편집자인 마크 에이브러햄스는 ‘비천한’, ‘보잘 것 없는’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앞에 붙여 상을 하나 만들었다. 노벨상과는 다른, 그러면서도 비슷한 상이 바로 이그노벨상이다.


대부분의 상은 좋은 것을 칭찬한다. 올림픽 메달도 아주 훌륭한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노벨상은 과학자들, 작가들, 그 밖에 뛰어난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이런 상들은 대개 이들의 극단적인 인간애를 존경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책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음악이 감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한 의학 부문 수상자, 자신의 무식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가 어떻게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심리학 부문 수상자 등 괴짜들의 독창적인 연구 성과가 소개된다.


이그노벨상 위원회는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거나 본인이 손수 추천한 놀라운 업적 가운데 10개를 선정해 매년 가을 하버드대학교 샌더스 시어터에서 시상식을 연다. 수상자 선정의 공식 기준은 ‘다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 또한 비공식 기준은 수상자가 이룬 업적은 ‘반드시 바보 같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거나 궁금하더라도 귀찮아서 내버려 두는 질문들에 몰두한다. 사람이 먹는 우울증 치료제를 먹으면 대합조개도 기분이 좋아질까? 어쩌면 속옷만 신경 써서 만들어도 방귀 냄새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그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가 정말 진지했다. 자신의 연구를 장난으로 생각한 사람도 없었고, 내가 이런 연구를 왜 하고 있는 걸까 회의한 사람도 없었다. 그들에게 이건 진짜 중요한 일이었다.


이그노벨상은 이런 호기심과 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집념, 아무 생각 없이 경계를 뛰어넘는 상상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상이다. 상식과 합리성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이그노벨상의 모토를 그대로 실천하는 이들이다.


대한민국은 자연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튀는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하는 이그노벨상에서는 수상자를 배출했다. 권혁호씨가 1999년 향기나는 정장을 개발한 공로로 환경보호상을 수상한 것이다.


세상의 쓸데없는 부분을 눈여겨보는 괴짜들이 있는 한 매년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이그노벨상을 받은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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